'월드클래스급 테크니션'으로 성장한 정 현, '언터처블' 되고 있다

김진회 2018. 1. 2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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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한국 남자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정 현(22·삼성증권 후원). 고도근시를 고치기 위해 테니스를 시작했지만 천부적인 재능은 숨길 수 없었다. 그는 지미 코너스, 모니카 셀레스, 안드레 아가시, 스테피 그라프 등 왕년의 스타들이 밟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12세 때 세계적 권위의 국제 주니어 대회인 오렌지볼과 에디 허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건 2013년이었다. 세계 4대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주니어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정 현은 500위권이었던 세계랭킹을 170위권으로 끌어올린 뒤 2015년 4월 27일 88위를 찍으며 톱 100 진입에 성공했다. 그 해 선수들이 뽑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기량발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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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고르기를 해야 했던 상황도 있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얻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2015년 말에 받고 돌아온 뒤 2016년 복부 부상으로 6월부터 4개월간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잠시 떠나있던 그는 이듬해인 2017년 부활을 알렸다. 5월 BMW오픈 4강,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 3회전 등으로 사상 첫 톱 50 진입(44위)에 성공한 정 현은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ATP 투어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생애 가장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뤘다. 그랜드슬램 12회 우승과 호주오픈 남자단식 최다 우승(6회) 등 무려 223주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했던 자신의 우상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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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한국 테니스의 희망. 지난 1년간 정 현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가장 먼저 서브가 향상됐다. 2015~2017년 첫 번째 서브를 연도별로 비교 분석해 보면 T존(서브 영역을 3등분했을 때 가장 안쪽 영역을 의미) 포인트율을 높였다.

2015년에는 T존으로 서브를 많이 넣었다. 51.2%. 그러나 오히려 포인트를 만들어낸 건 와이드존(77.8%)이었다. 당시 첫 서브 평균 구속은 117km밖에 되지 않았다. 2016년에는 T존 서브율이 떨어졌다. 44.9%밖에 넣지 못했다. 역시 포인트는 와이드존(66.7%)에서 높게 나왔다.

하지만 2017년부터 서브의 질이 달라졌다. T존 서브율(44.6%)과 각도가 커 받기가 힘든 와이드존 서브율(47.6%)을 비슷하게 가져갔다. 그러면서도 T존에서 가장 높은 포인트율(70.8%)를 기록했다. 이번 호주오픈에서도 서브에이스는 많지 않았지만 중요 고비마다 T존을 찌르는 강서브로 세계 강호들의 상승세를 꺾었다. 무엇보다 서브 구속도 200km에 육박하고 있다. 월드클래스급 구속은 아니지만 서브가 워낙 T존에 정교하게 꽂히면서 유리한 경기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리턴 능력도 급성장하면서 팔색조 매력을 갖추게 됐다. 스피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상대 서브게임을 어김없이 내줘야 했던 때와는 차원이 다른 리턴 능력을 보이고 있다. 이젠 자유자재로 리턴 샷을 구사하고 있다.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2015년에는 깊숙한 지점의 T존 리턴 샷이 많았다. 57.1%. 그러나 2016년에는 중간 지점의 리턴 샷이 63.6%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2017년에는 쇼트(40.3%)와 미들(41.9%) 리턴 샷의 기록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2017년에는 리턴 포인트율이 46.8%를 기록, 2015년(42.9%)과 2016년(45.5%)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고드윈 코치(앞줄 오른쪽). ⓒAFPBBNews = News1

위기관리능력(under pressure)도 무척 향상됐음이 증명됐다. 지난 52주간 출전했던 대회 기록을 종합해보면, 브레이크포인트 커버율(41.4%), 브레이크포인트 세이브율(63.6%), 타이브레이크 승리(61.6%) 등 최종 21위에 올라있다.

정 현은 호주오픈을 앞두고 '천군만마'도 얻었다. 미국 출신 네빌 고드윈 코치다. 2013년부터 케빈 앤더슨(14위·남아공)의 투어 코치를 맡았던 고드윈 코치는 2015년 앤더슨을 개인 최고인 세계랭킹 10위로 끌어올렸다. 이후 부상 등의 이유로 7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앤더슨이 2017년 US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았던 고드윈 코치는 라파엘 나달(스페인·1위)의 코치 카를로스 모야(스페인),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의 코치 이반 류비치치(크로아티아) 등을 제치고 올 시즌 ATP가 선정한 '올해의 지도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 현은 그랜드슬램 경험이 많은 고드윈 코치가 짠 심리적, 기술적 전략을 코트 위에서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호주오픈 8강의 위업을 달성했다.

조금씩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가며 기술적 요소들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정 현은 그렇게 '언터처블'으로 진화하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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