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불참 위기, 평창올림픽도 러시아로 얼룩지나

윤세호 2018. 1. 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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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선수 안현수(빅토르 안)가 지난해 7월18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 실내빙상장에서 러시아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하기도 전에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한국 출신 러시아 쇼트트랙 에이스 안현수(33·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평창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안현수를 포함한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 3명이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이 출전선수 명단에 제외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핑과 연루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벌어진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무더기 메달 박탈 사태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 평창을 휘감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타스’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언론은 23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작성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허용 명단에서 안현수가 빠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안현수의 이름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작성한 맥라렌 리포트에 포함됐으며 이로 인해 안현수의 올림픽 출장 자격도 사라졌다고 밝혔다. 보도를 접한 안현수는 아직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으며,러시아는 갑작스럽게 제기된 안현수의 도핑 의혹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안현수는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를 달고 평창 올림픽에 출장할 계획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소치 올림픽 때 정부 차원에서 도핑 행위를 벌인 러시아에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다만 도핑 테스트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들에게는 개인자격으로 오륜기를 달고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했다. 안현수는 “개인 자격으로 평창 올림픽에 나서고 싶다”며 고향에서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참가를 다짐한 바 있다.

문제는 안현수의 평창올림픽 불참이 빙산의 일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 있다.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문제를 담당했던 잭 로버슨 전 WADA 위원장은 지난달 뉴욕타임즈를 통해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전면 참가 금지를 주장한 바 있다. 로버슨은 소치 올림픽에 참가했던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검사를 돌아보며 “조사가 진행될 수록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에 놀랐고 금지약물 복용을 마냥 묻으려는 움직임도 강하다는 것을 알았다. WADA에 추가 조사를 요구했으나 내 상사는 이를 거부했다. 이미 징계를 받은 선수들 외에 평창 올림픽에 참가할 선수들 또한 금지약물 복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 때 조직적으로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복용시켰다. 도핑테스트 때 자국 선수들의 혈액 샘플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이들을 올림픽 무대에 서게 했으나 내부 고발자의 증언으로 실체가 알려지면서 무더기 메달 박탈 사태가 일어났다. WADA 조사 결과에 따라 소치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1개가 취소됐다. 크로스컨트리 50㎞ 금메달 리스트 알렉산드르 레그로프와 봅슬레이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주프코프는 각각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금메달 2개를 박탈당했고 향후 국제무대 출장금지 처분을 받았다. 안현수는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각각 따냈다. 자칫 이번 문제가 평창동계올림픽 불참 뿐만 아니라 메달 박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팬도 많다.

로버슨은 평창 올림픽을 비롯해 앞으로도 러시아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메달을 박탈 당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는 자국 도핑위원회와 선수단이 깊숙히 연결돼 있다. 향후 조사에 따라 뒤늦게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평창 올림픽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들은 보다 엄격한 약물검사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어쨌든 러시아 출신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지금까지 금지약물을 전혀 손대지 않은 깨끗한 선수들이 더러운 약물에 물든 선수들과 경쟁하게 됐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러시아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은 과거 소련 시절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냉전시대 국제대회서 호성적을 내기 위해 국가 차원으로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종용했다. 10대 선수들은 물론 패럴림픽에 참가한 선수들도 금지약물에 손을 댄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안겼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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