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기지 오가는 美 핵잠수함.. 中, 바다밑서 엿듣고 있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18. 1. 2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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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인근 2곳에 최첨단 청음장치
1000km 떨어진 잠수함도 탐지, 해저 1만m까지 추적도 가능
美, 日~대만 등 전세계에 감시망.. 대한해협에도 음향 탐지기 설치

중국이 미국령인 괌 인근 1만m가 넘는 심해(深海)에 미국의 핵잠수함 동향을 추적할 수 있는 최첨단 '도청(청음) 장치'를 운용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에 앞서 일본 오키나와 인근 등지에 길이 수백㎞가 넘는 청음 해저 케이블을 설치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중국 핵잠수함 등의 움직임을 감시해 왔다. 해양 굴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사이에 치열한 해저 첩보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SCMP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부터 서태평양 지역 괌 주변 심해에 미 해군 잠수함의 운항 정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감시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시 네트워크는 미 잠수함의 스크루 소리 등 음향을 탐지하는 해저 장치다. 서태평양의 미군 핵심 기지인 괌 서남쪽에서 300㎞ 떨어진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딥'과 500㎞ 떨어진 야프섬 인근 두 곳에 설치됐다.

감시 장치는 해수면 위의 부표와 케이블로 연결돼 적 잠수함의 움직임을 부표 내 위성통신 장치에 모으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최신 음향 센서를 갖추고 1년 이상 유지되는 고성능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최대 1000㎞가량 떨어져 있는 잠수함의 위치와 움직임 추적은 물론 해저 1만여m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5년 일본 언론은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오키나와를 거점으로 난세이(南西)제도의 태평양 쪽을 광범위하게 탐지할 수 있는 잠수함 음향 감시 시스템(SOSUS)을 부설했다고 보도했다. 최신형 SOSUS의 가동으로 미·일은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빠져나가는 대부분의 중국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신형 SOSUS는 오키나와현 화이트비치 해군기지 안에 있는 해상자위대 해양관측소를 거점으로 두 가닥의 긴 해저 케이블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규슈 남부, 다른 하나는 대만 근해까지 늘어져 각각 길이가 수백㎞에 달한다.

지난 12일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추적에 물 위로 부상한 중국 상(商)급 핵추진 잠수함 탐지도 최신형 SOSUS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잠수함은 지난 10일부터 11일에 걸쳐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宮古島)와 센카쿠 열도의 다이쇼지마(大正島)에 인접한 접속수역을 부상하지 않은 채 수중으로 항행했다. 이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등이 추적에 나서면서 접속수역 밖으로 퇴거를 경고하자, 중국 잠수함은 12일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부상해 오성홍기를 내걸었다. 잠수함의 부상은 사실상의 '항복'을 의미한다

미국은 냉전 시절에도 구소련 잠수함을 겨냥해 영국~아이슬란드~그린란드(GIUK) 갭 라인(길이 1860㎞), 대한해협, 쓰가루해협 등 전 세계에 걸쳐 광범위한 수중 청음 감시망을 설치, 운용했다. 미국은 해저 청음 감시 시스템을 잠수함을 추적하는 구축함과 초계기, 수중 드론에 장착한 모바일 감지기를 연동해 운용하는 방안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해저 첩보전은 동해로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수심이 깊어 '잠수함 천국'으로 알려진 동해는 우리나라와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 러시아, 일본의 잠수함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중국도 핵추진 잠수함의 동해 진출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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