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는 정보기관? 아이디 도용까지..사실상 '댓글부대'

최유찬 입력 2018. 1. 23. 20:16 수정 2018. 1. 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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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의 동향 파악을 한 방법은 정보기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방법이 아니라 수법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 내용들인데, 자세한 건 최유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H자 모양의 오른쪽 건물이 바로 법원행정처가 자리한 곳입니다.

그 수는 3천여 명 전체 판사의 1%에 불과하지만 전국 법관의 인사와 법원 예산을 틀어쥔 곳으로 대법원장의 전위대로 불리기도 합니다.

재판은 하지 않아도 승진이 보장된 법원 내 엘리트 코스입니다.

실제로 판사들의 선망의 대상인 고법 부장판사 승진율은 기수별로 10% 남짓이지만, 법원행정처 출신은 지난 12년간 한 명의 예외 없이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부 결속력도 뛰어나 판사들 동향을 파악하는 이른바 '거점 법관'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서기호/전 판사]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면서 판사들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게 되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고…."

정보력도 상상 이상입니다.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는 판사 카페의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몰래 확보해 회원인 것처럼 카페 활동 중단에 관한 글을 게시하는 일도 버젓이 저질러졌습니다.

국정원 댓글부대가 연상되는 대목입니다.

이상한 점도 있습니다.

판사들의 특이 동향을 파악하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조기 경보체제를 구축한다는 대목은 사법부 일원인 법원행정처가 썼다고 믿기지 않는 문구입니다.

문건 곳곳엔 판사들이 잘 쓰지 않는 용어도 등장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판사들은 법원행정처가 법원 동향 등을 수집해온 외부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판사들의 동향 정보를 파악해 문건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유찬입니다.

최유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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