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몰래 몽땅 넣었다 '쫄딱'..비트코인 이혼상담 '폭주'

김수민 기자 2018. 1. 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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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마통'(마이너스통장)을 뚫어서 몰래 비트코인 했어요. 이혼서류 들이밀었어요."

23일 한 대형 맘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또 다른 맘 카페에도 "남편이 친구에게 보낼 가상화폐 관련 카톡을 나한테 보내 투자를 해온 사실이 들통났다. 어떻게 상의도 없이 이럴 수 있냐"고 원통해하는 글이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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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투자뒤 손해로 부부갈등

“어떻게 나몰래 … 치가 떨린다”

법률사무소에 이혼문의 폭주

“가정경제 무너뜨렸다면 책임”

“신랑이 ‘마통’(마이너스통장)을 뚫어서 몰래 비트코인 했어요. 이혼서류 들이밀었어요.”

23일 한 대형 맘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이 글은 “남편이 마이너스 통장으로 3700만 원을 대출받아 비트코인에 투자한 사실을 알게 됐다. 나랑 전혀 상의도 없이 그런 짓을 했단 거에 치가 떨려 손까지 떨리더라. 남편의 짐을 싸 (남편) 회사에 퀵서비스로 보내버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맘 카페에도 “남편이 친구에게 보낼 가상화폐 관련 카톡을 나한테 보내 투자를 해온 사실이 들통났다. 어떻게 상의도 없이 이럴 수 있냐”고 원통해하는 글이 올라 있다. 이혼소송 카페나 고민을 공유하는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등에도 “남편이 몰래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크게 손해를 봤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확인됐다.

배우자 몰래 가상화폐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고 부부 갈등을 겪다 못해 이혼까지 고민하는 기막힌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법무법인에서는 지난 16일 정부의 규제 방침 발표 이후, “가상화폐 투자도 이혼 사유가 되냐”는 취지의 상담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서초동의 한 이혼 전문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날 “배우자가 자신 몰래 카드 대출을 받아 가상화폐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며 이혼을 문의하는 상담이 들어왔었다”며 “비슷한 종류의 문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 한 법률사무소 관계자도 “재미 삼아 투자하다가 이윤을 보니 은행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거액을 넣었는데, 갑자기 가격이 뚝 떨어지면서 난리가 난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투자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다 보니 가정경제 문제로 곤란을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혼 통보를 받거나 통보를 받을까 염려하는 투자 당사자들의 고민도 깊었다. 한 가상화폐 커뮤니티에는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서 리플(알트코인의 종류)에 몽땅 넣었다가 40% 가까이 손해 봤다”며 “와이프한테 비밀로 투자한 건데 알면 이혼하자고 난리 칠까 봐 겁난다”고 썼다. 또 다른 작성자는 1억7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5000만 원 가까이 손해를 본 거래 화면을 캡처해 “와이프가 이혼하잰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양나래 변호사(법무법인 라온 가사전담센터)는 “설사 남편이 경제활동을 일임하고 아내는 가사노동만 한다 하더라도 공동생활체로서 함께 경제를 논의하고 계획할 의무가 있다”며 “이러한 과정 없이 가상화폐에 투자해 가정경제가 위태로워졌다면 이혼의 귀책 사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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