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조기 단종설..판매부진 때문일까

김익현 기자 2018. 1. 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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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 땐 신모델보다 비쌀수도"..모델구성 문제 더 클듯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애플의 야심작 아이폰X 조기 단종설이 힘을 얻고 있다. 판매부진 때문에 올 여름엔 프리미엄폰인 아이폰X을 단종시키고 저가모델을 내놓을 것이란 게 전망의 골자다.

아이폰X 단종설의 진원지는 KGI 증권의 궈밍치다. 궈밍치는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로 한 발 앞서 아이폰 관련 소식을 전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궈밍치가 아이폰X 단종 이유로 내세운 건 중국 판매 부진이다. ‘M자형 탈모’로 통하는 노치 현상 등으로 인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면서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애플이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 새 모델 잠식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애플이 서둘러 아이폰X을 단종시킬 것이란 추가 전망도 내놨다.

애플이 아이폰X(텐)이 1년 만에 단종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씨넷)

이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애플이 그 동안 조기 단종한 것은 2014년 아이폰5C가 유일했다.

하지만 저가 모델인 아이폰5C와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X은 무게감이 다르다. 아이폰X 조기 단종설이 그만큼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대목에서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첫째. 아이폰X 조기 단종설은 왜 나왔나?
둘째. 아이폰X 단종 이유가 정말 판매부진인 걸까?

■ 궈밍치 "올해 신형 출시 때 모델구성 혼란스러울수도"

애플은 아이폰 새 모델을 출시한 뒤 최소 2, 3년 동안은 활발하게 판매했다. 새 모델이 출시될 경우 가격을 인하하긴 했지만, 그래도 판매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이랬던 애플이 야심작인 아이폰X을 정말로 조기 단종하는 걸까?

이 부분과 관련해선 매셔블은 궈밍치가 2개월 전 내놓은 2018년 아이폰 전략 보고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궈밍치는 아이폰X 이후 애플의 아이폰 신모델 전략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전망했다고 매셔블은 평가했다.

궈밍치는 애플이 올해는 3개 아이폰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급 2개 모델과 보급형 모델 하나다.

프리미엄급은 5.8인치와 6.5인치 두 개 모델로 구성된다. 가격은 아이폰X과 동일한 999 달러에서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6.1인치 모델은 아이폰8 플러스(799달러)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X플러스 렌더링 이미지.(사진=마틴 하젝)

그런데 이 대목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1년 뒤 애플이 관례대로 구형이 된 아이폰X 가격을 150달러 인하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경우 구형 모델인 아이폰X 가격이 약 850달러가 돼 6.1인치 보급형 최신 모델보다 더 비싸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매셔블은 이 대목에서 또 다른 질문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아이폰X을 그대로 놔둔 채 6.1인치 보급형을 만들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유지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매셔블은 지적했다.

잘 아는대로 아이폰X은 OLED 화면을 탑재했다. 그런데 OLED 가격은 1년이 지난다고 해서 더 저렴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결국 궈밍치의 2018년 아이폰 모델 전망대로라면 아이폰X이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어차피 구형폰 역할은 아이폰8과 8플러스가 담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형 모델보다 더 비싼 구형 모델을 계속 유지하는 건 애플에겐 엄청난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매셔블의 분석이다.

■ 4분기 판매비중 낮은 건 늦은 출시와도 관계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두 번째 의문도 풀리게 된다. 아이폰X가 조기 단종되더라도 ‘판매부진’ 때문만은 아닐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판매 부진 때문에 조기 단종된다는 보도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궈밍치가 지적한 중국 판매 부진. 하지만 이 부분은 궈밍치의 또 다른 보고서를 보면 오히려 2018년 제품 라인업 구성 문제가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사진=CIRP)

두 번째 근거는 CIRP자료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4분기 미국에서 최신 아이폰 모델 판매 비중이 61%에 불과했다. 아이폰7 출시 때인 2016년 72%에 비해 무려 11%P가 줄어들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아이폰X 판매부진이란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엔 한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 잘 아는 대로 아이폰X이 출시된 건 지난 해 11월초였다. 통상적인 신모델 출시보다 40일 가량 늦었다. 따라서 아이폰X 판매 일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따라서 그 수치만으로 ‘판매부진=단종’의 근거로 쓰기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김익현 기자(sin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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