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만점vs때론 毒..식품업계, SNS 광고에 희비

함지현 입력 2018. 1. 2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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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 버거킹·'마이 스트로우' 빙그레 함박 웃음
'83년생 돼지바' 롯데푸드, 여론 뭇매에 사죄문까지
시의성·사회적 분위기 고려해야

[이데일리 이성기 함지현 기자] ‘니 내 누군지 아니?’

지난해 개봉해 총 687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신흥범죄조직 보스 ‘장첸’으로 인생 첫 악역에 도전한 배우 윤계상. 극 중 강렬한 사투리의 ‘니 내 누군지 아니’는 지난해 최고의 영화 대사에도 선정되는 등 그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올해 초 새로운 광고 모델로 윤계상을 발탁한 햄버거 브랜드 버거팅이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가 출연한 ‘먹방’ CF 동영상은 ‘니 햄버거 맛 아니’ ‘햄버거 아이 먹니’ 등 대사를 패러디한 댓글이 줄줄이 달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빙그레)
◇SNS 광고 효과 톡톡

식품업체들이 SNS에 웃고 울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SNS를 적절히 활용한 곳은 입소문을 타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하지만, 자칫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시도는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기도 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SNS 마케팅을 적절히 구사해 성공한 사례다.

페이스북에서 기업과 바나나맛 우유, 아이스크림 등 세 개의 페이지를 운영 중인 빙그레는 인스타그램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SNS가 다소 ‘올드’할 수 있는 기업의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 기준으로 지난해 포스팅 당 평균 댓글 수는 600여개, 좋아요 3700개를 기록했다. 타사 대비 최소 2배, 많게는 수십 배 수준이다. 주요 팔로워인 10~20대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전문 포토그래퍼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과 함께 작업, 시각적 수준이 매우 높은 콘텐츠를 제작한다.

단순 정보 제공이 아니라 화제가 되는 시의성 있는 이슈를 활용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추후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는 점도 특징이다.

대표적 사례가 바나나맛 우유 페이스북 페이지의 ‘마이 스트로우 캠페인’이다.

바나나맛 우유를 마실 때 빨대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이색 빨대 5종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사용하는 것을 표현한 온라인 영상 광고다. 30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 후속 캠페인으로 실시한 이색 빨대 판매는 일주일 만에 준비한 수량 3만개가 동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 대상 2개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버거킹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버거킹은 이달 초 새 광고를 공개하기에 앞서 새 모델을 맞추는 페이스북 이벤트 포스팅으로 관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360도 영상이나 파워터치 이미지 등 소비자들이 직접 반응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상호 작용 콘텐츠를 통해 소통의 재미를 더할 수 있도록 했다.

◇‘아차’ 한순간 여론 ‘십자포화’…후폭풍 ‘뭇매’도

반면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읽지 못해 역풍에 시달리기도 한다.

최근 롯데푸드는 인스타그램에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패러디한 ‘돼지바’ 홍보용 사진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 여성이 ‘83년생 돼지바’란 제목의 책을 보고 있는 사진에 ‘사람들이 나보고 관종이래’란 글귀가 쓰여 있다. 돼지바 출시 연도(1983년)와 소설 속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란 문장을 패러디하면서 여성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여성차별 문제를 담은 소설 취지와 달리 페미니즘을 비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비난이 커지자 롯데푸드는 문제가 된 사진을 삭제하고 담당자 연락처까지 적은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롯데푸드 사과문(사진=롯데푸드 인스타그램 갈무리)
업계에서는 SNS광고가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지만, 자칫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임팩트(파급효과)’를 주는데 집중하면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NS를 통한 홍보는 짧으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충분한 분석을 통해 최적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시의성이나 사회적 분위기를 감지할 만한 감수성이 다소 부족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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