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욕망의 용광로' 가상화폐 거래소

박흥순 기자 2018. 1. 2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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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DB

가상화폐가 연일 뜨거운 논쟁을 부르면서 가상화폐 거래소가 화두로 떠올랐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과 가상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지갑’을 제공하는 대가로 약 0.02~0.05% 정도의 수수료를 거둬들인다.

국내에서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와 비티씨코리아가 운영하는 ‘빗썸’의 1위 다툼이 치열하다. 17일 기준 하루 평균 거래액은 업비트가 68억달러(약 7조2735억원), 빗썸이 49억달러(약 5조3310억원)로 단순 계산했을 때 하루 평균 수십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집단소송 타깃된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화폐시장이 만들어지던 초기에 거래소는 지금과 같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자체에 적용된 기술과 그 본연의 가치, 앞으로의 전망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이 해킹을 당해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거래소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상화폐 거래는 일반 주식거래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증권거래소와는 큰 차이가 있다. 거래소 대부분은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해 영업하고 있다. 일반 온라인쇼핑몰과 같은 업태로 금융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자본금이나 보안시설을 갖출 의무가 없다. 별다른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해킹 등 보안 사고에 취약할 뿐더러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 구제 등 소비자 보호 장치가 부실하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현재 거래소는 통신판매업으로 분류돼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 부처 간 가상화폐정책에 대해 협의가 안돼 사실상 방치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를 금융산업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비슷한 시기 거래소의 서버 관련 이슈가 또 다른 문제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가상화폐 비트코인캐시의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거래소에 트래픽이 집중됐다. 거래소 서버는 과부하 상태에 빠졌고 급기야 투자자들의 매매건은 2시간가량 늦게 체결됐다. 급등락이 반복되던 장에서 투자자들은 거래가 지연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집단소송에 돌입했다. 투자자들은 “가격 급등락이 있을 때마다 서버 점검이 이뤄지는 것은 거래소 측이 고의로 서버를 중단하기 때문”이라며 거래소가 시세를 조작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에 거래소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서버를 확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존보다 5배 많은 서버를 신규 도입했다”며 “이달 초 신규 서버의 안정화 작업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버를 증설했는데 거래량 증가폭이 커 추가적인 서버 확충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서버가 불안정하다고 하소연한다. 한 투자자는 “오래전부터 한 거래소를 이용했지만 최근들어 거래가 지연되고 불안정해져 거래소를 옮길 계획”이라며 “이달 말 거래소 신규계좌개설이 허용되면 즉시 옮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외로 가는 가상화폐… 리스크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정부도 거래소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해외 유명 거래소가 일시적인 접속 장애를 빚었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접속이 폭주한 탓이다.

가상화폐 투자자 A씨(33·남)는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불안해져 거래소를 해외로 옮겼다”며 “해외 거래소가 국내 거래소보다 불편한 점도 많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해 잘 옮겼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보를 공유하는 ‘단톡방’의 사람들도 해외 거래소로 옮기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에는 국내 거래소의 가상화폐를 해외 거래소로 옮겨주는 대행서비스도 생겨날 만큼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많게는 약 30%에 가까운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화폐가 해외 거래소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이 ‘엑소더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언어, 통신환경, 입출금방식 등이 국내와 달라 적응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 국제 시세보다 20~30% 높은 ‘김치 프리미엄’으로 손해를 볼 수 있고 거래소 이동 시간에 가상화폐의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해외 거래소에서는 원화로 가상화폐를 구입할 수 없어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로 다른 가상화폐를 구입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구입해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할 경우 해외보다 시세가 높은 김치 프리미엄만큼의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거래소에서는 현지 거주자 외에는 현금 입출금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꼼꼼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24호(2018년 1월24~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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