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현관문에 고드름이 꽁꽁

2018. 1. 2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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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이 얼어서 안 열려요."

지난 19일 경기 화성시 봉담읍 화성봉담2 공공주택지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새 집이 생겼다는 기대는 접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주재로 지난해 2차례 열린 입주점검회의에서 화성시는 "주민 입주 전 도로와 공원, 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 설치를 끝내야 한다. 지연되면 입주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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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봉담2지구 공공임대아파트
도로 없고 하자투성이..LH '셀프 승인'
화성시 "임대아파트라 차별하나" 분통
LH "발생한 민원은 신속히 조치 예정"

[한겨레]

경기 화성봉담2지구 아파트에 주민 입주가 시작됐으나 보행자 길이 없어 주민이 차도로 통행하고 있다. 홍용덕 기자

“현관문이 얼어서 안 열려요.”

지난 19일 경기 화성시 봉담읍 화성봉담2 공공주택지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새 집이 생겼다는 기대는 접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부실 시공과 기반시설 미비로 추위와 무서움에 떨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화성봉담2지구 아파트 입주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말부터다. 전체 1만1448세대 가운데 2·3단지 2416세대가 완공됐고, 945세대가 입주를 마쳤다. 2·3단지는 정부가 최저 소득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30년 이상 살거나, 영구적인 임대를 목적으로 지은 영구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이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최아무개(29)씨는 “사회 초년생이고 새 아파트에 거는 기대가 컸는데, 와서 보니 너무하다”고 말했다. 복도 통로엔 새시가 없어 외부에서 불어오는 겨울 바람이 곧바로 현관문을 덮쳤다. 이 때문에 아파트 현관문 안쪽에서는 따뜻한 실내공기가 물로 변해 얼면서 고드름이 생겼고 얼어붙은 문이 안 열린다고 주민들은 호소했다. 부실 공사로 주변 아파트 공사에서 생기는 분진이나 소음까지 고스란히 아파트 거실로 전해지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입주가 시작된 경기 화성시 봉담2지구의 한 아파트 현관문 안쪽에 고드름이 생겼다. 주민 제공

기반시설도 문제다. 2·3단지 주변에 보행자 길은 고사하고 교통신호등도 없는데 공사 차량은 빈번히 오간다. 주민들은 사고가 나지 않을까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 2단지는 버스 정류장까지 거리가 5백여m인데, 보행자 길이 없다.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걸어가기도 한다. 3단지 쪽엔 교통신호등도 없다. 상수도를 공급하는 단지 안 배수지도 없어 화성시가 상수도관에서 아파트로 임시 관로를 연결해 물을 공급하는 실정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셀프 승인’ 때문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11월28일 스스로 사용검사를 신청해 스스로 확인증을 내줬다. 사용검사는 입주 전에 기능상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내주는 것이다. 현장사업소 관계자들은 “주택법상(49조) 토·주공은 자체 승인이 가능하다. 문화재 발굴과 날씨 때문에 기반시설 공사가 덜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주민 입주가 시작된 경기 화성시 봉담2지구 아파트에는 아파트 복도 통로와 외부를 차단하는 새시가 없다. 한 주민이 문을 열고 있다. 홍용덕 기자

기반시설 미비 등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 국토교통부 주재로 지난해 2차례 열린 입주점검회의에서 화성시는 “주민 입주 전 도로와 공원, 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 설치를 끝내야 한다. 지연되면 입주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쉽다. 일반 분양아파트였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문화재조사 지연 및 배수지 설치위치 이전민원, 한파 등으로 기반시설 설치 지연이 불가피했고, 입주 지연으로 인한 입주민의 더 큰 불편이 예상됐다”며 “발생한 민원은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관문 고드름 대책으로 복도창호 설치 공사를 조기 착수할 예정이고, 안전펜스 설치, 공사용 차량 운반로 분리 등 입주민 안전관련 사항은 즉시 조치하고, 이달 말까지 보도포장, 교통신호등 설치 등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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