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학자도 '세이프가드' 반대.."삼성·LG 세탁기 월풀보다 혁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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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는 각종 최신 기술에 갈증을 느끼고 있지만, 월풀(Whirlpool) 제품은 시장에서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코헨 교수는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월풀의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의 혁신적인 기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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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는 각종 최신 기술에 갈증을 느끼고 있지만, 월풀(Whirlpool) 제품은 시장에서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리 코헨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2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 당사자인 월풀에 대해 이 같은 평가를 내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경영학 전문가인 코헨 교수는 그동안 미국 주요 언론에 기고를 통해 한국 세탁기 세이프가드에 대한 반대입장과 함께 한국 경제와 한반도 문제 등에 적극 목소리를 내온 인물로 꼽힌다. 실제 그는 최근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의 기고에서 '세탁기 무역분쟁은 미국에 이익 대신 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코헨 교수는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월풀의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의 혁신적인 기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대형 가전제품 전반에는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등 월풀 제품과 차별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세탁기가 한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Heavy subsidies)을 받지 않고 미국 등 글로벌 가전업체와 경쟁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무역"이라면서 "이런 경쟁은 전 세계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는 정부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1위인 베스트 바이에서 이날 기준으로 가장 비싼 카테고리(1250~1999.99달러, 약 133만~214만원)의 세탁기 총 9개 중 5개(LG전자 3개, 삼성전자 2개)가 한국 제품일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제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코헨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 세탁기와 관련해 '덤핑'(dumping)이라는 표현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는 한국 측의 입장을 거드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fair competition)을 저해하는 그 어떤 무역장벽도 단호히 거부한다는 학자적 소신을 내비쳤다. 특정 기업이 자국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다른 국가에 덤핑처럼 진출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코헨 교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가 한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미국에서 저렴하게 판다면 관세 조치는 적절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관세나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이 공정 경쟁을 촉진하고, 이는 결국 모든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효 여부와 수위의 최종 결정 시한은 다음달 2일이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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