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사라졌지만.. 시리아에 꺼지지 않는 '전쟁의 불씨'

최아리 기자 2018. 1. 2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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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시리아 쿠르드지역 공격.. 지상군 투입.. 민간인 21명 사망
'IS 격퇴 공신' 쿠르드족 지원한 미국과 관계 흔들릴 수도

시리아가 다시 중동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리아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본거지 중 한 곳이었다. IS는 미국 지원을 받은 쿠르드 반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업은 시리아 정부군의 협공에 지난해 사실상 와해됐다. '공동의 적' IS가 격퇴됐지만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이번엔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터키가 포성을 주도하고 있다. 터키군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올리브 가지' 작전명으로 전투기 70여 대를 동원해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주(州)에 대한 폭격을 시작했다. 터키 지상군까지 투입된 이 작전으로 최소 민간인 21명이 사망했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가 21일 전했다.

터키가 공습한 아프린주는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터키는 전체 인구 20%가량이 쿠르드족이라, 독립국가를 꿈꾸는 쿠르드족 영향력 확대에 극도로 민감하다.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테러 조직으로 분류해 탄압하고 있다. 터키는 자국 내 PKK와 시리아 내 YPG가 연계됐다고 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미국의 동맹국인 터키의 시리아 공습은 미국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터키 공습을 방조하면, 미국이 IS 격퇴에 쿠르드족을 동원한 뒤 토사구팽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군사작전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유지하고 민간인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확전을 경계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시리아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행동이 터키를 분노케 했다"며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미국의 쿠르드 반군 지원이 터키의 군사행동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터키의 군사작전 직전 아프린에서 휴전 감시 병력을 철수시켜 사실상 터키의 공습을 묵인했다.

터키 정부는 전선 확대 계획을 숨기지 않는다. 아프린에서 100㎞ 떨어진 만비즈에서도 군사작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반(反)IS 전선이 반쿠르드 전선으로 바뀌어 시리아를 태울 가능성이 있다. 22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프랑스의 요청으로 긴급 회의를 열어 시리아 상황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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