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여정·현송월, 당 조직·선전 핵심 올랐다

정용수 2018. 1. 22. 0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당국, 지난해 10월 노동당 전원회의 전후 노동당 양축 세대교체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최용해 조직지도부장 견제하며 김정은에 직보"
현송월, 당 후보위원되며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등용
"김정은식 음악정치로 당 정책 전파 및 체제 선전 담당"
친여동생엔 '당속의 당', 부인 음악 선배에겐 '음악정치' 맡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지난해 말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고 여권 고위 관계자가 21일 밝혔다. 또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예술단의 공연 사전점검단 단장으로 방한 중인 현송월이 선전선동부(부장 박광호) 부부장에 발탁됐다고 다른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들의 인사와 군(軍), 조직, 정책 등을 담당하는 ‘당 속의 당’이고 선전선동부는 노동당의 결정이나 사상을 지도하고 전파하는 노동당의 핵심 부서다. 북한 체제를 이끌어 가는 양쪽 수레바퀴인 셈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왼쪽 두번째)이 지난해 4월 15일 북한군 열병식에 앞서 열병식 관련자료를 김정은에게 챙겨주고 있다. 그는 이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당시 행사에서 김여정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참자들의 자리를 안내하는 등 행사 실무를 챙겼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의 여동생 김여정이 지난해 12월 21일 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때 주석단에 앉아 있다. 김여정은 같은달 30일 열린 세포위원장 대회 축하 기념공연에도 주석단에 앉았다. [사진 노동신문]
정보 당국은 김정은이 두 사람의 자리 이동을 통해 핵심 권력의 세대교체를 꾀하는 동시에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를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여정은 지난해 중순까지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활동하며 김정은이 참여하는 행사를 담당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당 주요 행사에서 주석단(헤드테이블)에 앉는 등 변동 조짐이 보였다”고 말했다. 김여정은 지난해 10월 7일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핵심 기구인 노동당 정치국의 후보위원에도 선출됐다. 정부 당국은 이 시기에 김여정이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현송월 모란봉 악단 단장이 지난 15일 북측 예술단의 평창 겨울 올림픽 파견 문제를 논의한 남북 실무접촉에 대표로 참석했다. [사진 통일부]
이 관계자는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조직지도부장을 맡았다”며 “김정은은 김씨 가문 이외에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최측근 최현의 아들 최용해를 처음으로 조직지도부장에 앉힌 뒤 동생을 통해 견제하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김정은에게 주요 현안을 모아 보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여정은 지난해 각종 행사에서 김정은이 받은 꽃다발을 챙기는 등 행사를 보좌하는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 하반기엔 김정은과 걸어가면서 뭔가를 보고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또 이전에는 행사장 청중석에 앉았지만 노동당 세포위원장대회(11월 21일), 김정숙 100회 생일 기념보고대회(12월 24일) 때는 헤드테이블에 자리했다.

또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오른 현송월과 관련, 여권 관계자는 “현송월은 지난 15일 남북 실무접촉 때는 ‘관현악단 단장’ 직책으로만 소개됐지만 북한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10월을 전후해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15일 회담 북측 대표였던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도 선전선동부 부부장인데 회담장에서 현송월에게 ‘단장 동지’라는 존칭을 쓰며 깍듯하게 대했다”고 설명했다. 현송월은 지난해 10월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깜짝 등장했다. 후보위원은 투표권은 없지만 전원회의 등에서 발언권이 있으며 230여 명의 중앙당 고위 간부 중 1명이다.

현송월 모란봉 악단 단장이 지난 2015년 12월 중국 공연을 위해 대좌(한국의 대령)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그는 중국측에서 공연의 배경영상에 포함된 미사일 발사 장면등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자 반발해 공연 시작 3시간전 공연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현송월 단장을 대표로 하는 점검단은 1박2일 동안 서울과 강릉의 공연시설을 점검 중이다. 점검단은 이날 강릉명륜고 구내에 위치한 황영조체육관과 강릉아트센터를 둘러본 뒤 1박을 했다. 우리 측 선발대는 금강산과 마식령 스키장 시설 점검을 위해 23~25일 방북한다. 정용수·허진 기자 nkys@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