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정책 혼선에 '침묵'..존재감 안 보이는 집권 여당
21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한다는 글이 600개가 넘게 올라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4년간 올림픽을 위해 준비해온 모습이 연일 회자됐고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댓글이 줄지었다. 지난 17일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메달권 밖"이라고 했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 발언이 논란을 부르자 이틀 뒤인 19일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논란에 대해 일절 논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정국을 뒤흔든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논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야당의 의혹 제기와 청와대의 말 바꾸기 논란으로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거셌지만 민주당은 "청와대의 외교 문제에 대해 여당이 언급하기 부적절하다"며 의혹 해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청와대에서 메시지가 나오면 정쟁 확산도 불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UAE 특사 의혹의 전말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침묵하던 민주당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의 책임론을 꺼내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UAE 비공개 군사협정은 전형적인 외교농단, 외교적폐"라며 "자유한국당은 집권 시절에 어떤 또다른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이실직고하고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해 "분노" 발언을 한 이튿날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 측에 대한 공격 강도를 한층 끌어올려 집중포화를 쏟아붓기도 했다.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의 반성 없는 성명에 저도 '분노'를 금치 못한다"(우 원내대표), "이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죄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양향자 최고위원) 등 참석자 대부분이 이 전 대통령을 향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여야의 강경 대치 정국은 2월 임시국회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 정국을 주도적으로 풀어나가는 집권 여당의 존재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낮아서 그런지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일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이어 "민주당은 국회 구성원이 아닌 청와대 보좌진 같다"며 "정부의 정책 혼선을 보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넘길 게 아니라 적극적인 대안의 목소리를 내고 정국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릉행 KTX 탄 현송월, 모피 목도리 두르고..
- '철옹성' 같았던 文 호위무사의 댓글전쟁, 최근엔..
- "中에 韓 눈 뜨고 당하고 대만·일본은 당당히 맞서"
- "블록체인 충격.. 은행원·공무원 10년 못 갈 것"
- '달빛기사단' 40대 여성 "댓글, 50대가 30% 넘으면.."
- "제 혈관이 70대라는데" 발기부전 울리는 선무당
- 삼성 반도체 부문 부장, 석 달 만에 억대 보너스 받는다
- 역돔·점성어가 도미로 둔갑..'짝퉁 모둠회' 판친다
- 선배 유니폼 빨던 오리 궁둥이 '야구의 전설' 김성한
- 눈물·콧물에 토해도..韓 매운라면에 전세계 열광,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