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S] 강등권의 한국인 | ② 이승우, 잔류와 출장 '2중 투쟁'

김정용 기자 2018. 1. 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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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유럽 축구의 강등권 싸움에서 한국 선수를 만나는 건 점점 익숙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독일분데스리가의 강등권에 한국 선수가 없다. 대신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세리에A, 프랑스리그앙의 밑바닥에서 한국인들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이들은 팀을 잔류시키고 다음 시즌에도 1부에서 활약할 수 있을까? 각 소속팀의 사정을 중간 점검한다.

이승우는 남은 2017/2018시즌 동안 두 겹으로 된 벽을 넘어야 한다. 자신의 경기 출장과 소속팀 엘라스베로나의 잔류다.

베로나는 20라운드 현재 19위로 떨어져 있다. 눈 앞의 목표는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다. 베로나의 승점이 13위, 17위 SPAL과 18위 크로토네의 승점은 모두 15위다. 매 경기마다 17위부터 19위까지 순위가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이 세 팀의 밑바닥 싸움에서만 이겨도 잔류가 가능하다.

한때 세 팀과 그리 다르지 않은 신세였던 세리에A의 터줏대감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상승세를 타고 강등권을 떠나갔다. 강등권 언저리에서 고생하던 우디네세는 8위로, 사수올로는 15위로 순위를 상승시켰다. 결국 이번 시즌 역시 강등 위기를 겪는 건 세리에B 기억이 선명한 승격 1, 2년차 구단들이다.

세리에A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최근 세리에A 상위권과 하위권의 전력 격차가 극심해졌다. 지난 시즌 크로토네에 이어 이번 시즌 베네벤토(20위)가 사상 최초로 승격을 달성했다. 사상 첫 승격이 많이 나온다는 건 감성적으로 볼 때 감동적인 스토리지만, 리그 판도를 놓고 볼 때는 그만큼 세리에A와 세리에B를 오가는 팀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기존 하부리그 팀들과의 차별성을 잃어버렸다는 걸 의미한다.

설상가상 베로나는 1월 이적시장에서 간판 스타 중 하나였던 마르틴 카세레스가 떠났다. 카세레스는 한때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등 명문 구단에서 활약한 스타 수비수다.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에 이어 이번 시즌 베로나에 합류해 준수한 활약을 해 왔다. 그러나 카세레스가 라치오 입단을 염두에 두고 베로나에서 반년만 뛸 거라는 전망이 팽배했다. 결국 그 전망대로 됐다. 게다가 왼쪽 측면에서 풍부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모하메드 파레스를 유벤투스가 노린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승우에게 껄끄러운 건, 베로나가 카세레스의 대체자 대신 공격자원을 대거 영입 중이라는 점이다. 볼로냐 소속인 브루노 페트코비치가 임대 형식으로 영입됐다. 토리노의 루카스 보예, 우디네세의 리데르 마토스 역시 영입할 전망이다.

동시에 수비진 보강도 진행 중이다. 볼로냐 수비수 데이안 볼도르를 임대로 영입했고, 올림피아코스 수비수 야고스 부코비치가 이적을 앞두고 있다.

없는 살림에 어떻게든 전력을 강화하려 노력 중이지만, 베로나에 가장 결핍된 요소는 분명하다. 미드필드 후방과 전방에서 창의성을 불어넣을 선수가 모두 없다. 즉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가 부실하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인 브루노 스쿨리니가 공수를 지능적으로 조율할 줄 모르는 선수다. 베로나는 지능적인 미드필더가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즌 도중 전술을 4-4-2로 바꿔 소기의 성과를 봤지만, 여전히 경기 운영과 득점 기회 창출을 해줄 미드필더가 아쉽다. 베로나는 이 역할을 위해 네덜란드 구단 NAC브레다에서 라이 플로어트를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노아와 영입 경쟁을 해야 한다.

베로나의 팀 구성, 전술이 바꾸면 이승우에게도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베로나는 소수 공격 자원으로 역습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몸싸움 능력이 부족한 선수는 기용하지 않는 상태다. 좀 더 지능적인 패서가 영입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면, 이승우가 패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상대의 빈틈을 찾아다니는 조합이 형성될 수 있다.

세리에A는 감독 교체와 전술 교체가 워낙 잦은 리그다. 한 팀이 상승세를 탄 것처럼 보이다가도 단 10경기 만에 분석이 끝나 다른 팀들에 의해 공략 당하곤 한다. 전반기에 부진하다가 후반기에 갑자기 상승세를 타는 팀도 자주 등장한다. 이승우는 이번 시즌 반전의 주인공이 베로나와 자신이길 바라야 하는 처지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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