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예술단, 서울 공연장은 어디? 예술의전당·고척스카이돔 물망

이재훈 2018. 1. 2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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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북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등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단 7명이 1박2일 일정으로 21일 방남(訪南)한다. 앞서 남북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북한 예술단이 서울과 강원 강릉시에서 한 차례씩 공연하는 데도 합의했다.

【서울=뉴시스】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시작된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이 남북 실무접촉에 참석하고 있다. 2018.01.15. (사진=통일부 제공)photo@newsis.com

북한 사전점검단은 서해 경의선을 이용해 육로로 서울까지 이동한 뒤, 우리 측이 마련한 KTX 열차를 타고 강릉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강릉에서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본 다음 22일 서울에서 공연장 후보지를 점검하고 북으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단장 등 북측 사전점검단은 이번 방문 기간 서울과 강릉 공연장의 무대 조건, 설비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화중심지인 서울의 어떤 공연장 무대에 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유력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는 우선 2월 초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 중 기획 공연이나 대관 날짜가 잡히지 않은 공연장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가장 먼저 유력하게 떠오른 공연장은 대한민국 대표 공연장으로 통하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실제 1990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를 통해 북한 예술단원들이 공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140명에 달하는 대규모 예술단이 방남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이 중에는 오케스트라 단원 80명뿐만 아니라 노래와 춤을 소화하는 예술단원 등도 포함된다. 특히 이번에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현송원 단장은 북한에서 이례적인 서양 스타일의 밴드단인 모란봉악단 단장이기도 하다. 정통 오케스트라 공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어쿠스틱 사운드에 최적화한 데다 많은 인원이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할 수 없는 이곳은 북한 공연단에는 알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술의전당 내에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는 공간은 대규모 오페라도 소화 가능한 오페라 극장이다. 하지만 이곳은 오는 2월25일까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공연이 예정됐다.

【서울=뉴시스】 예술의전당 전경. 2018.01.02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또 다른 유력 공연장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다. 예술의전당보다는 공연장으로서 정체성은 약하지만, 청와대와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광장에 인접해 또 다른 의미로 상징성이 크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객 수용 인원은 약 3000명으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약 2400명)보다 많다는 것도 장점이다. 클래식 전용홀도 아니어서 다양한 형태의 공연도 가능하다. 다만 서울 공연은 동계올림픽 개막일은 9일 전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극장은 오는 28일부터 2월18일까지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이 예정됐다.

이들 공연장 중 한 관계자는 "아직 북한 예술단과 관련해 정식으로 통보받은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척스카이돔 급부상

최근 급부상한 것은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이다. 방탄소년단, 엑소, 빅뱅 등 K팝 인기 아이돌뿐만 아니라 메탈리카, 아리아나 그란데 등 유명 해외 팝 가수들이 공연한 곳으로 최대 2만50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국내 실내 공연장으로 최대다. 아울러 대규모 종합 예술 형태 공연을 선보이기에도 자유로운 공간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최신 시설을 갖춘 장충체육관도 후보군 중 하나다. 올해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이 들어가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애초 후보군에서 제외됐으나, 아직 공연할 컨디션이 괜찮다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9990년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가 예술의전당과 함께 이곳에서도 열렸다.

롯데콘서트홀도 일부에서 물망에 올리고 있으나 어쿠스틱 사운드가 좋은 클래식전용 콘서트홀이라 대규모 종합 예술 공연에는 최적화된 곳이 아니라는 평가가 있다.

강릉에서는 지난해 말 개관한 1000석 규모의 강릉아트센터가 유력하다. 현 단장 일행은 서울 시내 공연장을 둘러본 뒤 KTX 등을 타고 강릉으로 넘어가 현지에서 하룻밤 묵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고척스카이돔. 2018.01.21.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북한예술단 연주곡목은 여전히 조율

이번 현 단장 등 방남에서 공연 프로그램과 합동 공연이 논의될지도 관심을 끈다. 앞서 이우성 문회체육관광부(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연주할 곡목에 대해 "북측은 공연 내용과 관련해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와 세계 명곡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도 순수 예술적인 민요나 가곡, 고전음악 등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구체적인 공연 프로그램 내용은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국 개량 악기를 함께 사용하기도 하는 북한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음악은 제한적이다. 전통음악과 함께 북한 작곡가 곡이 주로 연주된다.

이와 함께 차이콥스키 같은 러시아 클래식 음악, '백만 송이 장미' 같은 러시아 민요 등 한때 영향을 많이 받았던 러시아 음악도 주요 연주곡목이다. 이에 따라 합동공연은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부 곡에 협연하는 형태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23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해 금강산 지역과 마식령 스키장을 둘러볼 12안 선발대를 구성, 북측에 통보했다. 금강산에서는 합동 문화행사가 확정됐다. 세부 프로그램은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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