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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위에 공무직?'…역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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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공무원노조 "7~8급 공무원보다 보수 높지만 복무관리 제대로 안 돼"

서울도서관과 서울시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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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한 지자체 공무원 A씨는 출근하자마자 산하 사업소 한 '공무직'으로부터 전화 폭언을 당해 기분이 상했다. 업무상 조치에 대해 다짜고짜 경위나 설명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자신에게 불리하다며 욕설부터 퍼붓는 바람에 한동안 전화통을 붙잡고 시비를 벌였다. A씨는 "공무직들이 하위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상전처럼 군다. 공무원 조직에서 겉돌면서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권리는 다 챙겨간다"며 "복무 관리가 엉망인데도 '시의원 낙하산'이라고 손도 못 대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일선 공무원들 사이에서 '공무직'들과의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서울시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공무직들과 일하기 힘들다"는 호소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예전에 '일용직', '무기계약직'으로 불리었던 공무직은 행정기관에 고용돼 경비, 공원 관리, 청소, 서류 작업, 도로 보수, 시설 정비, 행정 보조 등의 역할을 하는 직원들이다. 단 공무원들과 함께 일을 하지만 국가·지방공무원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공개 경쟁 채용을 통해 뽑지만 과거에는 지방 정치인 등에 의해 '낙하산'으로 취업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게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우선 공채로 들어온 7~9급 공무원들보다 공무직들의 처우가 더 좋아 논란이다.

실제 공무직들은 공채로 들어 온 하위직 공무원들 보다도 보수가 높다. 노조에 따르면, 1호봉 기준 9급 144만8800원, 8급 159만1900원을 받는 데 비해 공무직은 166만6090원을 받는다. 8급 보다는 7만4100원, 9급보다는 무려 21만7290원이 많다. 10년 이상 근무한 10호봉의 경우에도 9급 10호봉은 211만7200원, 8급은 234만2200원을 받지만 공무직은 261만4370원으로 훨씬 많다. 7급 10호봉 260만9000원보다도 5370원이 높다. 이들은 또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명절 휴가비 연간 100%, 가족수당ㆍ자녀학비보조수당ㆍ기능장려수당ㆍ특수지근무 수당 등도 다 지급받는다.
공무원연금과 복지포인트를 빼면 7급 이하 공무원들보다는 공무직들의 대우가 더 좋은 셈이다. 게다가 시의 경우 올해 공무원들의 보수 인상률은 총액 기준 2.6%에 불과한데, 공무직들의 경우 시와 지난해 말 임단협에서 3.5%의 인상률에 합의했다.

한 일선 공무원은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9급 공채에 합격했는데도 시간당 최저 임금에도 못미치는 월급을 받는 것도 모자라 공무직들에 비해서도 보수가 적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었다"며 "수년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입직에 성공한 신입 공무원들에 대한 처우가 공무직보다 못하다는 것은 역차별 아니냐"라고 말했다.

시 공무원들은 또 '일반노동자'인 공무직들에 대한 복무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공무직들의 경우 파업권이 제한된 공무원들과 달리 노동조합 조직ㆍ단체교섭ㆍ파업 등 노동3권은 완전히 보장된다. 여기 저기 눈치를 보는 관리자들 때문에 복무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이 아니라 법적 권한이 없어 각종 행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직무에는 투입되지 못해 인력 배치·활용에 제한이 많다. 상급자인 공무원들의 정당한 직무 지시를 기피하거나 복무를 소홀히 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징계 등 복무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시 공무원 노조의 주장이다.

서울시공무원노조는 "법에 의해 엄격히 복무관리가 되고 있는 공무원들에 비해 공무직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며 "서울시 훈령인 관리 규정과 2016년 체결된 단체 협약상 징계 양정 기준이 있긴 하지만 실제 이같은 조항에 의해 징계 조치가 이뤄진 사례나 통계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공무원노조는 이어 "분명한 것은 현장에서 공무직과 같이 근무하고 있는 동료 공무원들이 이들을 기피하고 멀리하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관리자들은 사실상 공무직 눈치를 보면서 뭐든지 공무직 하고 싶은 대로 한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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