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여제'김가영의 새해 포부 "中에 뺏긴 세계 톱 되찾겠다"

입력 2018. 1.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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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판샤오팅은 라이벌이자 친구..테이블에선 얄짤없죠. 하하"
"혜주 보건 보미 혜현 우진 서아..여자포켓 유망주 많아 반가워"
"아카데미, 클럽형태로 운영변화..학생 및 오픈대회도 열겠다"
"포켓여제" 김가영이 지난 17일, MK빌리어드뉴스와 신년 인터뷰를 가졌다. 김가영은 “중국 선수들에게 넘겨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올해엔 꼭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서울 강동구 "김가영포켓볼아카데미"에서 올해 목표를 전하고 있는 김가영.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중국 선수들에게 넘겨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올해엔 꼭 뺏어와야죠.” ‘포켓여제’ 김가영(인천시체육회‧35)의 2018년 각오다.

지난해는 김가영 자신은 물론 당구팬들에게도 다소 불만족스러운 한해였다. 10여년간 10위 밖으로 나가본 적 없던 WPA(세계포켓당구연맹) 세계랭킹은 11위, 국내랭킹도 3위에 그쳤다. 최소 동메달이라던 제98회 전국체전에선 ‘노 메달’. ‘포켓여제’란 명성에 부족했음은 물론이다.

이때문일까. 그는 올해 첫 대회부터 독기를 품었다. 지난 7일, 미국 미시건주 소어링 이글 카지노&리조트에서 열린 WPBA(미국여자프로당구협회) ‘2018 그랜드슬램 이벤트’ 정상에 오른 것.

이처럼 2018년 시동을 힘차게 건 김가영을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 그의 아카데미에서 만났다. 최근 그는 본업인 포켓볼 선수에 아카데미 운영자, 대학원생(한체대) 등 1인3역을 소화중이다. 바쁜 가운데 진행된 MK빌리어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가영은 “현재 세계랭킹 11위, 높은 순위지만 개인적으로 창피하다”면서 “올해엔 최근 강세인 중국 선수들의 기세를 누르고 톱10을 넘어 1위 자리도 되찾아오겠다”고 말했다.

▲‘2018 그랜드슬램 이벤트’로 올해 해외대회 일정이 시작됐다. 또 좋은 성적(우승)도 거뒀다. 올해 임하는 각오가 특별한 것 같은데.

=올해라고 특별하진 않다. 항상 주어진 여건 내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대신 선수이기 때문에 현재보다 위를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난해에 참가하지 않았던 미국프로대회(WPBA‧미국여자프로당구협회 주관 대회)에 나간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WPBA 대회에 불참한 이유는.

=미국프로대회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우선 상금규모가 작다. 특히 ‘황사머니’를 앞세운 중국에 비해 말이다. 중국 오픈대회 우승상금은 3~4만불(약 3200~4200만원), WPBA 우승상금은 1만불(약 1060만원) 안팎이다. 재작년엔 전미권 스포츠 방송사와의 중계방송 계약도 끊겼다. 이에 선수들이 다른 대회를 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는데, WPBA가 본인들 대회에 불참하는 선수들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그게 결정타였다. 그래서 저를 비롯 켈리 피셔(영국‧세계 4위) 자스민 오스천(오스트리아‧16위) 등 스타선수들이 모두 미국프로대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다행히 좋게 이야기가 풀려 올해엔 출전한다.

"장기자랑은 뭘 하죠?" 김가영은 내달 5~6일 중국 "신년 9볼 컵"에 출전한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경기는 물론 본인들의 장기를 하나씩 펼쳐야 한다. 올해 네 번째 출전인 김가영은 그간 댄스스포츠, 피아노 연주, 노래 등을 선보였다.
▲가장 가까운 대회는.

=내달 5~6일, 중국 ‘2018 신년 9볼컵’.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포켓9볼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다. 중국 CCTV5에서 생중계한다. 여자포켓 선수들에겐 이 대회에 초청받는 것 자체가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벤트 대회라 경기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장기자랑이다. (신년 행사로 치러지는 중국 ‘신년 9볼컵’ 참가자들은 장기를 하나씩 선보인다)

저는 올해가 네 번째 출전인데, 그간 댄스스포츠, 피아노, 노래를 차례로 선보였다. 이번엔 중국어 노래를 할까, 걸그룹 댄스를 연습할까 등 고민중이다. 하하.

▲최근 여자포켓볼계는 중국세가 강하다. ‘포켓여제’의 중국 라이벌을 꼽는다면.

(지난 19일 기준, WPA 세계 여자랭킹 ‘톱10’에 중국 선수 4명이 랭크됐다. 1위 첸 시밍, 2위 류 샤샤, 5위 판 샤오팅, 8위 한 유 순이다)

=라이벌이라. 판 샤오팅? 다른 선수들은 20대 초중반이라. 하하. 아직 저희 둘 커리어에 못미치는 것도 사실이고. 판샤오팅은 오랜 친구다. 제가 미국 진출하고 4년 뒤, 판샤오팅이 미국에 왔다. 영어를 전혀 못해 그때 제가 많이 도와줬다. 이후 판샤오팅도 제게 보답했다. 제 중국 첫 용품스폰서 계약을 판샤오팅이 주선해 줬다. 대신 테이블에서 만나면 친구지만 얄짤없다. 하하.

▲국내 여자포켓볼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다. 전에 없는 ‘유망주 풍년’ 시기다. 선배로서 뿌듯할 것 같은데.

=물론이다. 가능성 높은 어린 선수들의 등장이 무척 반갑다. 다만 더 큰 선수로 가려면 저마다 극복해야 할 것들이 있다. 혜주(22‧진혜주‧국내 4위)는 지독한 노력파다. 그만큼 승부욕도 강하다. 가끔 지나칠 때도 있는데, 이를 컨트롤 할 줄 알아야 한다. 보건이(18‧김보건‧6위)는 어릴 때부터 큐를 잡아 좋은 감각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플레이가 조심스럽다. 대범해질 필요가 있다. 보미(23‧권보미‧8위)는 경기운영 등이 다소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성실한 친구다. 언젠간 그 성실함이 빛을 발할 것이다. 이 외에 혜현이(22‧양혜현‧12위) 서아(16‧서서아‧13위) 우진이(19‧이우진‧22위) 등도 앞으로 성장세가 기대되는 후배들이다.

▲16세 서서아는 ‘제2의 김가영’ 재목으로 불리는데, 본인의 생각은.

=지금 서아 플레이를 보면 ‘겁 없이 친다’는 느낌이다. 즐겁게 친다는 뜻이다. 좋은 현상이다. 일단 그 나이때는 당구가 재미있어야 한다. 주변에 선생님(안우평 코치) 등 응원군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어린 선수에겐 이런 부분도 꼭 필요하다. 고등학교 2~3학년때가 중요하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선수로서 본인의 지향점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를 잘 넘긴다면 장차 대단한 선수로 성장하지 않을까.

▲올해 역시 수많은 국내외 대회를 소화한다. 여기에 아카데미 운영, 대학원까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데.

=작년에도 바빴다. 그런데 제대로 한 게 하나도 없잖나. 하하. US오픈, 차이나오픈 등 굵직한 대회들이 대부분 하반기에 있다. 상반기에는 아카데미 운영에 신경쓸 것이다. 지금 몇 가지 변화를 구상 및 실행 중이다.

김가영은 현재 본업인 포켓볼 선수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운영자, 대학원생 등 1인3역을 소화중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그의 이름을 걸고 운영중인 아카데미를 클럽과 결합된 형태로 변화시킬 것이고, 대학원 공부는 올 하반기 마무리 하고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카데미 운영의 변화라면.

=클럽 형태로의 전환을 생각 중이다. 수강생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가볍게 한 게임 즐기러 오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16대에 달하는 테이블 등 아카데미 시설을 활용해 학생대회, 아마추어와 선수들이 출전하는 오픈대회 등도 개최할 것이다. 저희 아카데미가 포켓볼에 대한 모든 것들을 공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대학원 공부는.

=마지막 논문학기 휴학 중이다. 연말에 너무 바빴다. 올해에는 꼭 끝마치고 싶다. 하반기에 논문 작성해 마무리 지을 생각이다.

▲이 외 개인적인 올해 목표가 있다면.

=(잠시 고민하다)나를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간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중요한 경기에서 지면 심하게 자책했다. 이젠 “그래도 잘했다”고 위로해주고 싶다. 세계 정상권 선수로 롱런하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성적에 대한 욕심은 여전할 것이다. 중국세가 강하다고? 언제까지 그들에게 톱랭커 자리를 내줄 순 없잖나. 올해 꼭 빼앗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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