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격전 속으로..출시 당기는 '삼성' VS 전략 재수정 'LG'

최현 2018. 1. 2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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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노트7 리콜 시험대였던 작년과 달리 '유리한 국면'
경쟁사 애플은 '배터리 게이트'…LG는 사업 전략 재수정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해 들어 지난해와는 첨예하게 달라진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작년보다 한달 앞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를 공개한다. 전작인 갤럭시S8 시리즈의 경우, 갤노트7의 배터리 발화 이슈 영향으로 작년 3월 말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내달 하순 스페인에서 열리는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S9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S8 및 갤노트8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며 갤노트7 단종이라는 블록버스터급 악재를 벗어났지만, 올해 이같은 활약을 이어나가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지만 올해는 기업 간 치열한 기술 경쟁이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늘릴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3년간 최대치 성장세다. 2016년은 전년 대비 3.3%, 지난해 1~3분기는 5.6%였다.

우선 삼성전자는 애플이나 LG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다. 작년 11월 애플의 10주년 스마트폰 아이폰X가 출시됐지만 수율이 부족한 탓에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최근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배터리 게이트'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애플 측은 스마트폰의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킨 사실을 사과하고 배터리 교체 비용을 할인해주겠다고 했지만 여러 국가에서 집단소송이 제기되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더군다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간이 계속 지나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아이폰X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잠재적 고객이 다른 브랜드로 진입하거나 하반기 애플 신제품을 노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작년에 MWC가 아닌 언팩행사에서 신제품을 보인 삼성은 이번 MWC에서 기선제압과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작년에 비해 공개 시기가 1개월가량 앞당겨지면서 출시일 역시 한 달가량 빨라질 예정이다.

삼성은 갤S7 시리즈를 비롯해 S5, S6 등을 지난 3년 동안 MWC에서 공개한 바 있다. 애플은 그간 한번도 MWC에 참여한 적이 없고 이번에도 역시 불참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배터리 게이트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대대적인 스마트폰 사업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2015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이어져 온 적자에서 탈출하기 위해 플랫폼화, 모듈화 등 총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MC사업본부의 수장을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을 교체하고, 사업부의 인력 조정, 라인업 효율화, 지역 및 유통구조 합리화 등 본질적인 구조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를 위한 일환이다.

MC사업부는 적자 누적을 타개하기 위해 파생 라인업을 늘리고 부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는 프리미엄 모델인 G 및 V 시리즈와 저가형 X 및 K 시리즈 사이에 Q 시리즈를 포진하는 형태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부족한 수익성을 메우기 위한 것뿐이 아니라 니치마켓을 공략해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매년 상반기에 G시리즈를, 하반기에는 V시리즈를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내놨지만 올해에는 전면적으로 변화를 줄 예정이다. 1년에 두 차례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하던 공식부터 브랜드 이름까지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이번 MWC에서 작년 하반기에 나온 V30를 업그레이드한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상반기 신제품 출시 시기가 뒤로 밀리거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기존 제품을 오랫동안 끌고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플랫폼을 오랫동안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그는 "MC사업부의 턴어라운드는 과정에 있다. 재작년보다는 작년이 좋아졌는데 아직 브랜드, 제품, 품질, 경쟁력 등이 준비되어가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더없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자국에서의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 제조사들이 인도,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외산폰의 무덤'이 됐고, 2위 규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에선 중국의 샤오미가 진출 2년 만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업체들은 다양한 검토와 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저변 확대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전쟁"이라고 말했다.

forgetmeno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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