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홧김 방화에 여관 투숙객 5명 사망..'분노 범죄' 참극

이승표 2018. 1. 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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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연합뉴스TV 사회부 최지숙 기자>

[앵커]

오늘 새벽 서울 종로구의 한 여관에서 50대 남성이 홧김에 지른 불로 5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인천에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마구 때린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사회부 최지숙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종로 여관 방화 사건부터 알아보죠.

[기자]

네. 오늘 새벽 3시 8분쯤 서울 종로 5가의 한 여관에서 불이 났다가 약 1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불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여관 주인 등 2명만 빠져나왔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투숙객 10명 중 5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모두 8개의 방에 투숙객이 있었고 한 방에는 가족인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3명이 함께 묵고 있었다고 합니다.

10명 중 부상자 1명은 불이 났을 당시 2층에서 뛰어내려 탈출했다고 하고요.

사망자나 부상자가 다 1, 2층에서 발견이 됐습니다.

깨어 있었다면 금방 뛰어나올 수 있었겠지만 불이 난 시간이 사람들이 잠든 한밤중인 데다, 소형건물이라 스프링클러도 없어 피해가 컸습니다.

주민들이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지만 휘발유로 인해 급속도로 번졌는데요.

중식당 배달원인 52살 유 모 씨가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 경찰에 신고한 뒤 현행범으로 체포 돼 조사 중입니다.

[앵커]

조금 전에 경찰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도 있었는데, 홧김에 저지른 범행으로 조사됐죠?

[기자]

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유씨는 새벽 2시쯤 술에 취한 상태로 여관에 가서 성매매를 하고 싶다고 요구했는데 주인이 투숙을 못하게 하자 앙심을 품고 홧김에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 씨가 당시 숙박을 거절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여관 주인도 주취 소란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를 해 관할 파출소에서 당시 출동을 했습니다.

유 씨에게 성매매 및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하니까 유 씨가 경찰관 앞에선 수긍하면서 순순히 대로변으로 걸어갔다고 하는데요.

경찰이 이 모습을 보고 사건을 2시 26분쯤 종결하고 돌아갔는데 집으로 가지 않고 휘발유를 사 온 것입니다.

[앵커]

집으로 가는 체를 하고 다시 돌아온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택시를 타고 인근 주유소로 이동해 휘발유 10리터를 사서 여관 1층 복도에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관 주인 외에도 투숙객들이 있었음을 알고 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에 있습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인데 조사 결과에 따라 현존건조물 방화치사 혐의가 적용될 전망입니다.

본인은 만취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당시 만취 상태까진 아니었다고 하고요.

술 마시고 여자 생각이 나니 여관 골목으로 갔는데 그중 눈에 띄는 데를 들어갔다가 여주인과 시비가 생겼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동종 전과는 없고 아내와 두 자녀도 있는 가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 당시에도 순순히 응하고 전혀 저항을 하지 않는 등 표면적으로는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그래도 혹시 다시 돌아와 범행을 저지르진 않을지 경찰에서 조금만 더 주의깊게 살펴봤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앵커]

평소 일면식이 있던 것도 아니고 처음 간 곳에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니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데 지금 부상자들의 상태는 좀 어떻습니까?

[기자]

부상자 중 2명이 중상을 입었고 그중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당초 전해졌는데 좀전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의식을 다행히 회복했다고 합니다.

추가적인 사망자가 발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망자들은 모두 불에 심하게 타 신원을 알아보기가 어려운 상태로 전해졌는데, 그중 2명은 지문 검색을 통해 61살 이 모 씨와 54살 김 모 씨로 확인이 됐고 3명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물품이나 옷가지도 화재로 소실된 상태라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안타까운 것이 이 여관이 사실상 낡은 쪽방으로 장기 투숙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생활형편이 어려워 가족들과 떨어져 장기간 머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얘기인데요.

성매매를 목적으로 갔다가 홧김에 불을 지른 남성 때문에 목숨을 잃게 돼 주변에서도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앵커]

CCTV 분석 등 경찰 조사가 계속 이뤄질 전망인데, 이번 같은 분노 범죄가 그동안에도 계속 이어져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얼마 전에도 경기도 일산에서 아르바이트 문제로 어머니와 다투던 대학생 아들이 홧김에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예전에도 10대가 주택가에 연쇄 방화를 저지르는가 하면 소송 패소에 불만을 품은 60대 남성이 이목을 끌고자 만원 버스에 불을 내 승객들이 부상을 입기도 하는 등 소위 홧김에 욱해서 저지르는 범죄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폭력사범 10명 중 4명이 이처럼 사회 불만 등으로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물론 모든 사람이 다 화가 난다고 불을 지르거나 누군가를 때리거나 하는 게 아니지만 꼭 개인의 일시적인 충동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이미 오랜 시간 사회적 차별이나 무시, 또 상대적 박탈감 등을 느껴왔던 사람들이 이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얼마 전 인천에선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고 40대 남성이 화장실에서 폭행을 한 사건도 있었죠?

[기자]

네. 경찰이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긴 한데요.

이 사건도 좀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평역 인근 상가 1층 화장실에서 지난 14일 밤 8시에 발생한 사건인데, 편의점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을 46살 남성이 둔기로 무차별 폭행하고 택시를 타고 도주했습니다.

특수상해 혐의로 닷새 만에 붙잡혔는데요.

다행히 이 여성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두개골 골절상을 입어 수술을 받고 심한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고요.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조사에서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자기를 무시하는 눈빛으로 보길래 혼내줘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화장실에 가니까 사과를 받으려고 따라갔다가 반항을 해 때렸다고 진술을 했습니다.

이 남성은 강도와 절도 등 전과 6범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래서 경찰도 단순한 홧김 범죄가 아니라 혹시 강도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닌지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범행 당시 흉기도 소지했던 것으로 나타나 경우에 따라 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을 전망입니다.

[앵커]

사건사고 소식 오늘 여기까지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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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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