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꺾은 정현 '이제는 내가 톱 랭커..조코비치도 나와라'

2018. 1. 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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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즈베레프 상대로 스트로크 대결서 우위
4회전서 조코비치와 만날 가능성↑, 2년 전 완패 설욕 도전
승리를 확정한 뒤 어깨를 들어보이는 정현. [대한테니스협회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랭킹 4위를 물리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도약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정현은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3회전에서 세계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3시간 23분 접전 끝에 3-2(5-7 7-6<7-3> 2-6 6-3 6-0)로 제압했다.

정현이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를 물리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즈베레프는 1997년생으로 정현보다 한 살 어리지만 지난해에만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5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 톱 랭커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이미 지난해 11월 세계 톱 랭커 8명만 나갈 수 있는 ATP 월드 투어 파이널스에 출전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고,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라파엘 나달(스페인) 등의 뒤를 이을 '차세대 톱 랭커'로 성장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정현이 이날 즈베레프와 맞대결에서 통쾌한 승리를 따내면서 이제 정현이 '차세대 선두 주자'로 자리를 굳건히 하게 됐다.

정현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는 21세 이하 젊은 선수 8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루는 무대였는데 여기에서 정현이 우승하며 ATP 투어가 공인한 '차세대 간판'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 대회에 즈베레프는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번에 즈베레프를 호주오픈 3회전에서 격파하면서 진정한 '넥스트 제너레이션 넘버 원'으로 공인받게 된 셈이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정현은 상대의 강서브에 경기 초반 다소 고전했을 뿐, 일단 스트로크 대결로 접어들고 나면 오히려 우위를 보이며 즈베레프를 코트 좌우로 흔들어댔다.

이날 즈베레프는 첫 서브 성공률이 51%에 그쳤고, 그 바람에 다소 스피드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세컨드 서브를 정현이 제대로 공략했다.

정현의 첫 서브 성공률은 78%였다.

정현. [대한테니스협회 제공=연합뉴스]

1996년생인 정현은 수원 영화초등학교, 수원북중, 수원 삼일공고를 거쳐 현재 한국체대에 재학 중이다.

아버지 정석진 씨가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을 지냈고, 형 정홍(25)도 현대해상에서 실업 선수로 활약 중인 '테니스 가족'의 막내다.

어릴 때부터 고도근시와 난시로 고생한 그가 시력 교정을 위해 초록색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는 이유로 테니스를 시작한 사연은 이미 잘 알려졌다.

지금도 투어에서 드물게 시력 교정을 위한 안경을 쓰고 코트에 나서고 있으며 경기가 중단될 때마다 안경을 벗고 땀을 닦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세계적 권위의 국제 주니어 대회인 오렌지볼과 에디 허 인터내셔널 12세부에서 2008년 정상에 올랐고, 2011년에는 오렌지볼 16세부를 제패했다.

또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우승으로 병역에 대한 고민 없이 투어 활동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단식 우승으로 국가대표로서도 맹활약한 정현은 지난해 넥스트 제너레이션 정상에 오르며 2003년 이형택(42·은퇴)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한국 선수로 ATP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승리로 메이저 대회 16강에 진출, 2000년과 2007년 이형택의 US오픈 16강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정현은 세계 랭킹에서도 역대 한국인 최고 기록인 이형택의 36위도 넘보게 됐다.

정현은 이번 대회 16강 진출로 최소한 40위권 진입이 유력해졌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단식 준우승, 지난해 프랑스오픈 32강에 비해 그동안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이나 US오픈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 16강 진출로 코트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스타일'도 주목받게 됐다.

또 지난 시즌까지는 서브가 강한 선수에게 약점을 보인다는 평이 있었으나 올해 존 이스너(16위·미국), 즈베레프, 다닐 메드베데프(53위·러시아) 등 내로라하는 '광속 서버'들을 줄줄이 연파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현의 경기 모습. [대한테니스협회 제공=연합뉴스]

정현의 4회전 상대는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2위·스페인) 경기의 승자다.

조코비치와는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만나 정현이 0-3(3-6 2-6 4-6)으로 졌다.

하지만 2년간 부쩍 자란 정현이 다시 조코비치를 만나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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