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일어난 종로 여관, 성매매로 유명한 곳"

송우영 입력 2018. 1. 20. 16:38 수정 2018. 1. 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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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에서 방화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20일 새벽 서울 종로구의 여관에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한 방화범은 성매매하려다 거절당해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관은 평소 ‘여관바리(여관에서 하는 성매매)’로 이름 있는 곳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피의자 유모(52)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매매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해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불을 지르기 1시간 전인 오전 2시 7분쯤 경찰에 “여관 주인이 숙박을 거절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성매매를 거절당하자 숙박 거절로 주인을 신고한 것이다. 당시 여관 주인 김모(72ㆍ여)씨 역시 유씨를 주취 소란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유씨에게 “성매매와 업무 방해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여관 밖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유씨는 이후 택시를 타고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산 뒤 오전 3시 8분쯤 여관 1층 복도에 휘발유를 뿌린 후 불을 질렀다.

피의자 유모씨가 택시를 타고 주유소 근처에 내리는 CCTV 영상. 휘발유를 담기 위한 하얀색 통을 들고 있다. [사진 인근 상점 CCTV]
당시 주유소 인근 상점의 폐쇄회로TV(CCTV)에는 하얀색 통을 들고 택시에서 내리는 유씨의 모습이 찍혔다. 주유소 관계자는 “유씨가 흰 통을 들고 와서 ‘차에 기름이 떨어졌으니 기름을 달라’길래 ‘안 된다’고 했더니, 4000원짜리 전용 용기를 사서 ‘2만원 어치를 달라’고 재차 하기에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야 시간에 술에 취한 사람에겐 기름을 판매하지 않지만, 비틀거리지 않았고 술 냄새도 딱히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불이 난 여관에서 한 블록 떨어진 호스텔 직원 김모(29)씨는 “근처 일용직 노동자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여관에서 여관바리를 자주 했다. 아주 예전부터 시작됐고, 최근에도 성업 중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여관의 성매매 경험담.[사진 온라인 캡처]
인터넷에는 이 여관에서 4만원을 주고 여관바리를 했다는 경험담이 여럿 올라와 있다. 한 남성은 지난해 7월 “종로5가는 (여관바리 금액이) 기본이 5만원인데 이 여관만 4만원까지 받아준다. 만족했다”는 글을 올렸다.

송우영·최규진·여성국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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