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여관 화재.."유일한 출입구에 불질러, 대피로 없었다"

CBS노컷뉴스 송영훈·김광일 기자 입력 2018. 1. 20. 10:38 수정 2018. 1. 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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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서 불이 나 투숙객 5명이 숨진 가운데, 사고 당시 50대 남성이 불을 지른 곳이 유일한 출입구였던 탓에 투숙객들이 빠져나올 대피로가 확보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새벽 3시 8분쯤 만취 상태였던 유모(52) 씨는 종로구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1층 정문에 불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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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출입구였던 정문에 불 질러
20일 오전 3시께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 건물에 불에 탄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서 불이 나 투숙객 5명이 숨진 가운데, 사고 당시 50대 남성이 불을 지른 곳이 유일한 출입구였던 탓에 투숙객들이 빠져나올 대피로가 확보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새벽 3시 8분쯤 만취 상태였던 유모(52) 씨는 종로구 종로5가의 3층 규모 여관 1층 정문에 불을 질렀다. 정문은 이 여관의 유일한 출입구였다. 다른 물품으로 막혀 있거나 잠겨 있던 출입구는 애초 없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비상구가 있었으나 그쪽으로 향한 투숙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아마 옥상으로 대피했다면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취 상태였던 유 씨는 투숙을 거부당하자 여관 주인과 말다툼을 벌였고, 결국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10ℓ를 사와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직후 여관 주인은 주변의 다른 여관 주인 A 씨와 함께 소화기를 들고 직접 불을 끄려 했다. 그러다 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자 119에 신고했다. A 씨는 "불이 너무나 세 도저히 소화기로 끌 수 없을 정도였다"며 "여관 여주인도 크게 당황했고, 나도 곧장 소화기를 들고 갔지만 불길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20일 오전 3시께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종로5가의 한 여관 건물에 불에 탄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신고 접수 직후 소방차 50여 대와 소방관 180여 명이 출동해 약 1시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이때 여관 1층에서 4명, 2층에서 1명의 투숙객이 숨진 채 발견됐다. 화상을 입은 남성 4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여관 주인과 별도로 "내가 불을 질렀다"며 112에 신고했던 유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술에 많이 취한 탓에 진술을 받지 못하다가, 오전 9시쯤 조사가 시작됐다. 조만간 구속영장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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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김광일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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