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보험] 성가신 보험금 서류, 이제 병원이 냅니다

김정훈 기자 2018. 1. 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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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DB
앞으로는 보험사 선택의 기준이 보험금 간편 청구여부가 될지도 모르겠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속 인슈테크를 도입하는 보험사들이 모바일·온라인을 활용한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입자들은 보험금 청구를 위해 각종 진단서와 증명서, 영수증을 수십장씩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험사와 의료계의 협력으로 각종 서류 없이도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병원에서 진료 후 자동으로 보험금이 청구되는 등의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진정한 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류를 없애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전체보험금 청구건수(2472만5000건) 중 30만원 이하의 소액보험금 청구건(1622만1000건·65.6%)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가입자가 소액보험금 청구를 번거로워 한다. 보험연구원이 2016년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험금 미청구 조사에 따르면 1만원 이하 외래진료비에 대한 미청구 건수 비율이 51.4%에 달했다.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고 복잡해 가입자 절반 이상이 소액 진료비 청구를 아예 포기하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2016년 말 보험금을 청구할 때 서류를 이중으로 청구하는 등 불편사례가 늘어나자 기존 보험금 청구서류의 복사본 제출을 허용하는 등 '보험금 청구 간소화 방안'을 내놨다.

당국은 보험금 심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서류만을 요구하고 이중적 추가서류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보험금 청구서에 수익자 계좌번호가 이미 기재됐음에도 통장사본을 따로 요구하거나 사망진단서를 통해 사망사실 확인이 가능함에도 기본증명서를 추가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했다.

하지만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서류 등 증빙이 간소화된 만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기준이 더 깐깐해졌다. 가입자는 서류 부담을 줄인 대신 보험금을 제대로 받기 어려워진 것. 또한 기본적인 서류는 여전히 병원에서 제공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진정한 간소화가 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일부 보험사는 보험금 청구 절차를 개선하고자 보험금 청구 앱 기반의 사진 전송 방식을 도입했다. 서류를 사진으로 찍어 앱으로 전송해도 보험금 청구 서류제출로 인정했다. 하지만 별도의 병원 서류 발급과 접수 등의 과정은 여전히 거쳐야 해 진정한 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가 되지 못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방안은 불필요한 서류를 단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가입자는 병원에서 떼야 하는 서류가 많다"며 "보험사들이 의료계와 직접 협약을 맺고 보험금 간소화를 추진하는 것이 행정적이나 기술적으로도 가장 적합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2015년부터 의료기관이 실손의료보험 청구를 대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의료기관이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 진료내용을 보험사에 넘겨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의료계의 반발로 여전히 답보상태다. 의료계는 보험사들이 축적된 진료정보를 토대로 불합리한 보험상품을 만드는 등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고 병원이 과도한 행정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이행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병원 제휴 통해 '의료계 파이' 넓힌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 도해./자료=교보생명 제공

결국 보험사들은 의료계 전체가 아닌 일부 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의료계 전체의 동의보다는 일부 병원과의 제휴를 확대해 파이를 늘리려는 목표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만든 보험금 자동 청구시스템을 지난해 수도권 주요 병원과 협약을 맺고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이 청구서비스로 교보생명 제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가입자는 별다른 보험금 청구 절차 없이 30만원 소액에 한해 보험금을 자동 지급받는다. 지급에 필요한 서류는 병원에서 보험계약자 확인을 거친 후 보험사로 직접 전송해준다.

이 서비스는 소액 보험금 청구를 번거로워 하는 가입자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제휴병원이 한정적이고 아직 시범운영 중이지만 IT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늘리고 있는 보험사들 입맛에 안성맞춤인 서비스가 될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병원 앱만으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서비스를 오는 3월부터 도입한다.

지난 16일 세브란스병원, 레몬헬스케어와 보험금 간편 청구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KB손보는 세브란스병원을 이용한 환자들이 별도의 서류 발급이나 접수 등의 절차 없이 바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KB손보 관계자는 "도입 예정인 병원 앱 기반의 청구 방식은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모든 병원데이터를 전자문서 형태로 보험사에 자동 전송된다"며 "서류 발급으로 인한 비용과 시간 절감이 가능해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앞으로 보험금 지급은 핀테크와 접목돼 자동 청구 시스템이 도입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당국차원에서 의료기관이 떠안을 행정적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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