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먹거나 날리거나..가상화폐, 변칙 '뻥튀기 거래'까지

이용건,김유신 2018. 1. 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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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 모씨(31)가 가상화폐 마진(공매)거래로 눈을 돌린 건 자산 증식 속도가 더뎌지기 시작한 지난달 말이었다.

규제 리스크에 묶여 추락하는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보다는 아예 가격 등락 자체에 베팅하라는 설명과 함께 국외에 서버를 둔 한 가상화폐 마진거래 사이트를 소개받았다.

이처럼 최근 연이은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에 시장이 곤두박질치자 가상화폐 가격 등락에 베팅하는 마진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가상화폐 마진거래의 고위험을 우려해 최근 규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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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시세 주춤하니,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신종 '레버리지 투기' 극성
100만원 걸고 1억 잃기도..경찰, 국내 거래소 '코인원' 마진거래 혐의로 수사
최근 서울 여의도 코인원 거래소 시세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직장인 김 모씨(31)가 가상화폐 마진(공매)거래로 눈을 돌린 건 자산 증식 속도가 더뎌지기 시작한 지난달 말이었다. 정부가 강한 규제 의지를 내비치자 그동안 끝없이 치솟던 가상화폐 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시장에 발을 들인 지 3개월도 안돼 보유 현금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대박을 경험했던 김씨에게 게걸음 장세가 성에 찰 리 만무했다.

김씨를 솔깃하게 만든 건 한 외국인 친구의 조언이었다. 규제 리스크에 묶여 추락하는 가상화폐에 투자하기보다는 아예 가격 등락 자체에 베팅하라는 설명과 함께 국외에 서버를 둔 한 가상화폐 마진거래 사이트를 소개받았다. 사이트 메인 화면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과 최대 50배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이트에 가입한 후 1000만원으로 5분 만에 1억원을 손에 쥔 김씨는 내친 김에 전 재산을 쏟아부었고 한 시간 만에 7000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김씨는 "투자 결정이 모두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는 없지만, 투자자들이 이런 투기적 환경에 쉽게 노출돼 있어 더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나올까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연이은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에 시장이 곤두박질치자 가상화폐 가격 등락에 베팅하는 마진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19일 매일경제가 취재한 한 국외 IP 기반 가상화폐 마진거래 사이트(비트맥스)는 100만원을 증거금으로 넣으면 1억원(100배)어치까지 가상화폐를 공매도·공매수할 수 있도록 보장해준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마진거래는 매매대금의 일정 비율 증거금만으로 가격변동에 베팅해 레버리지 비율에 따라 이익을 취하거나 손실을 감수하는 고위험 투자 방식이다. 레버리지 100배의 경우 가격 하락을 점치고 100만원을 투자한 가상화폐가 1%만 하락하면 곧바로 100만원 이익(수익률 100%)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반면 상승에 '베팅'하고 가상화폐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을 본다. 가상화폐가 분 단위로 5~10%씩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삽시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주식시장에도 이 같은 마진거래가 존재하지만 투기 수준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대부분은 주식 전문 트레이더들의 영역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국내 가상화폐시장에선 극도로 높은 레버리지 비율을 보장하는 가상화폐 마진거래 사이트들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간단한 온라인 검색이나 각종 가상화폐 커뮤니티 정보 수집을 몇 단계만 거치면 곧바로 투기의 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정부도 이 같은 가상화폐 마진거래의 고위험을 우려해 최근 규제에 나섰다. 현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을 마진거래(4배) 제공에 따른 도박 여건 조성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대부분이 마진거래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진행 중인 코인원 수사에서 도박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나오면 다른 사이트들도 연관해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건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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