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3년 내 4배 성장"..내 삶의 변화는

신혜리 기자 입력 2018. 1. 19. 06:00 수정 2018. 1. 1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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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유통·보안·계약·저작권 등 분야 간소화 기대

가상통화(암호화폐)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정부는 가상통화 거래를 규제하겠다고 나섰지만 미래 유망기술인 '블록체인'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며 보호막을 쳤다. '제 2의 인터넷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디지털 거래 장부다. 거래자들의 장부인 블록들이 체인처럼 얽힌 상태라 블록을 위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블록체인이 좋은 점은 중앙 관리자가 없이도 거래자들끼리 안전하고 편리하게 직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은행을 거치지 않아도 전 세계 누구에게나 돈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점 때문에 블록체인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 전문 업체인 스테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6년 블록체인 시장은 2억1000달러(2126억원) 규모였지만 올해는 약 5억5000달러(6050억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1년엔 23억 달러(2조5000억원) 수준으로 3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블록체인 폭발적으로 성장하면 우리 실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경 없는 '가상통화'…은행 없이도 해외 송금 가능
환전이나 해외 송금할 때 어김없이 거쳐야 하는 곳이 은행이다. 은행은 국경을 넘는 돈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수수료를 부과한다. 보내는 국가의 은행과 받는 국가의 은행에서 이중으로 수수료를 떼어가기 때문에 해외 송금 시엔 수수료의 부담이 크다. 또 같은 화폐라고 해도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리지기 때문에 환전을 할 때 발품을 파는 경우가 많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통화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어느 나라를 통해도 환전할 필요가 없고 다른 화폐에 비해 수수료도 저렴하다. 원화를 해외로 보낼 때에는 길게는 3일 이상이 걸리지만 비트코인을 해외로 송금할 경우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수수료도 대폭 줄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일본 은행권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송금서비스를 오는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소나은행 등 일본 내 60여개 일본 은행과 기관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반 송금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은행이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하면 은행 간 거래 시스템이 단순화되기 때문에 은행의 송금 수수료가 대폭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정말 국내산 맞아요?' …원산지 걱정 없이 식탁위로
블록체인이 점차 상용화되면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식품 유통에 가장 큰 변화가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을 예로 들어보자. 많은 주부들은 국내산 농산물을 구입하기 위해 대형 마트나 농산물 시장에 간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도 많지만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곳들이 적발되면서 소비자들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농산물 유통시장에 도입되면 농산물이 어디서 재배되고 어떤 유통과정을 거쳐 매장에 들어오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생산과 유통 전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모든 정보가 저장되고 이를 변경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원산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유통업체에게도 희소식이다. 불량 상품과 원산지 위조를 쉽게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일일이 원산지 표시를 따지지 않아도 신뢰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유통업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마트인 월마트는 육류를 납품하는 축산 농가와 보관 창고 등 운송 경로 전체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했다. 사료는 무엇을 먹였는지 어떻게 도축됐는지 보관 창고는 어디인지 등의 세세한 정보가 월마트의 전산에 실시간으로 보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기 부위 하나 하나에 블록체인을 이용해 도축지부터 DNA 정보까지 저장할 수 있다면 식품유통이 완전히 투명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비밀번호 찾기' 이젠 끝
웹사이트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비번)가 기억나지 않아 하루에도 몇 번씩 비밀번호 찾기를 했던 경험이 모두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보안 강화로 비번을 주기적으로 그것도 특수문자를 포함해 어렵게 바꿔줘야 한다.

현재 많은 웹 사이트들은 '네이버 로그인' '카카오 로그인' 등으로 로그인 절차를 단순화시키고 있지만 나만의 개인정보를 다른 한 업체가 가지고 보관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블록체인은 매번 비번을 바꿔야 하는 수고와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블록체인 로그인을 통하면 암호화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저장되고 이를 전 세계 어느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보안카드나 일회용비밀번호(OTP)를 이용해 거래를 하게 하지만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더 이상 이 수단들은 소용이 없어지게 된다. 현재 많은 금융회사들이 지문인증을 이용한 인증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지문이 잘 인식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블록체인은 이 같은 단점을 보안해 더 편리하고 빠른 거래를 가능케 해준다.

◇비대면 으로 종이·도장 없이 집 계약…'스마트 계약' 도입

기업 간 개인 간 모든 거래에서는 빠짐없이 계약서가 필요하다. 집을 사고파는 거래에서도 서류만 해도 수십 장이 동반되며 거래자들끼리 직접 만나 도장을 찍어야 거래가 성사된다.

현재도 전자인증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신뢰 문제 때문에 부동산에서 직접 만나 거래를 하길 원한다. 블록체인은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다. 중개인 없이도 거래자들끼리 개인 정보가 담겨진 계약서를 온라인상에서 주고받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계약을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라고도 부른다. 미래 정해진 임의의 규칙을 바탕으로 중개인 없이 당사자간 자동적으로 계약이 처리되는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스마트 계약을 구현하기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한다는 것이 가상통화인 이더리움이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금융, 부동산, 보험 등 모든 분야의 중개와 보증 역할이 스마트 계약서로 대체될 전망이다.

◇내 콘텐츠 '저작권' 스스로 지킨다
블록체인 기술은 콘텐츠 현재 무분별하게 복제되거나 유출되기 쉬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본인이 만든 음악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저작권 정보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자신의 음악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저작물 소유권에 대한 추적이 실시간으로 가능해 관리가 쉬워진다.

이 밖에도 로열티를 직접 받을 수 있어 콘텐츠 제작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세계적인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팟티파이(Spotify)는 최근 저작권료 미지급 문제로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다. 노래와 작곡가 간 소유권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 결국 이 업체는 분쟁 끝에 미지급 저작료 384억 원을 지급하게 된다. 이후 이 회사는 로열티 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인 '미디아체인 랩스'를 인수했다.

이는 음악 같은 콘텐츠 뿐 아니라 의약품, 명품, 다이아몬드 및 모든 상품에 대한 위조 방지 조치에도 효과적이다. 글로벌 스타트업인 블록베리파이(BlockVerify)와 같은 업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자신의 콘텐츠나 상품을 등록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자신의 상품을 등록함으로써 유통경로를 투명할 게 볼 수 있고 판매 상황도 실시간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신혜리 기자 hye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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