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온 아닌 '삼한사미' .. 겨울 미세먼지 심할 땐 80%가 중국발
대기 개선에 400조원 투자했지만
미세먼지 공습 없애려면 최소 20년
한·중 온실가스 감축 협력해야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벌써 네 번째다. 미세먼지 오염은 더는 ‘비상’이 아닌 일상화돼 버렸다.
겨울철엔 차가운 북서풍이 불어오지 않는 날이면 영락없이 미세먼지 수치가 치솟는다. 겨울철 한반도의 기후 특성인 ‘삼한사온’에 빗대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말도 등장했다. 북풍이 부는 사흘은 춥고, 서풍이 부는 나흘은 중국발(發)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는다는 의미다. 지난 한 달 서울과 백령도의 미세먼지 오염도를 보면 비슷한 패턴으로 변화한 게 그 증거다.
전문가들은 “국내 미세먼지 오염 중 중국 오염물질 비중은 연간 전체로 30~50%이고, 겨울철 스모그가 심할 때는 80% 안팎까지 올라간다”고 말한다. 국립환경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청정지역인 제주도는 중국 오염 비중이 68.7%, 백령도는 62.3%나 된다. 2016년 초여름인 5~6월 실시된 한·미 대기오염 공동조사에서도 34%는 중국발 오염으로 분석됐다.
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은 오염자 부담 원칙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미세먼지 책임을 거론하는 순간 협력이 잘 안 된다”며 “(전 지구 차원의 이슈인) 온실가스 감축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감축에 협력하다 보면 결국 같은 대기오염 물질인 미세먼지도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 정부도 2013년 대기오염 방지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대대적인 오염 줄이기에 나섰다. 특히 중국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은 2013~2017년 오염을 25% 줄이기로 했다. 중국 당국은 환경법규 위반 업체를 적발해 무거운 벌금을 물리거나 아예 시설을 폐쇄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징진지 지역 오염도는 2013년보다 38.2% 줄었다.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베이징도 지난해 1~11월 평균 미세먼지(PM 2.5) 농도가 54㎍/㎥로 2015년보다 32.5% 줄었다.
한국 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과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양국 정부는 베이징에서 ‘한·중 환경협력센터’를 설치·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환경부 김영훈 기후미래정책국장은 “지난해 8월 한·중·일 3국 환경장관 회의 때 합의한 대로 장거리 물질 이동에 관한 양국의 연구 결과를 모아 올여름 보고서로 발간할 예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양국 과학자들이 오염 원인을 파악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천권필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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