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복' 말라는 이 전 대통령..정작 칼은 '등 뒤에서'

이서준 입력 2018. 1. 18. 22:18 수정 2018. 1. 1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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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제(17일) 입장 발표를 하고, 오늘 아침에 바로 문재인 대통령은 격앙된 반응을 내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은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정치보복"을 주장하고 있죠. 하지만 검찰에서는 연일 이 전 대통령의 또다른 측근들에 의해서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불법 의혹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찌보면 아이러니컬한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 흔히 이야기하는 심복들은 그렇다면 왜 이렇게 입장을 바꿀까. 흔히 이야기하는 배신, 아니면 또 다른 이유 이런 문제들을 지금부터 정치부 이서준 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서준 기자,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입장 발표를 한 배경에는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그야말로 측근이었죠, 이 사람의 진술이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네, 그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김희중 전 실장이 누구냐 이것부터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 출신입니다.

서울시장 시절 시장 의전 비서관을, 대통령 시절 제1부속실장을 임기 내내 지냈습니다.

즉, 15년간 곁을 지킨 최측근이고 돈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김 전 실장은 국정원에서 받은 특활비 1억 원을 이 전 대통령 미국 순방 전에 환전해서 전달했다는 등 구체적인 전달 과정까지 진술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측근인 김 전 실장이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속영장도 발부가 안됐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소위 말하는 '배신'을 하게된 배경이 뭐냐. 이 부분이 관심거리죠?

[기자]

MB와 김희중, 이 두 사람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번 배신의 원인 제공은 MB가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받았는데, 이때 이 전 대통령이 김 전 실장을 모른체했다는 겁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정두언/전 국회의원 : (출소) 2개월 앞두고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이 전 대통령이) 상에 나타나지도 않고 꽃도 안 보내고, 나와서도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았죠.]

그런데 판결물을 보면 관심이 가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김 전 실장이 1억5000만 원을 받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검찰에 제출했다는 겁니다. 당장 자신이 쓰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었던 정황입니다.

[앵커]

관심이 간다고 했는데, 왜 관심이 갑니까? 그러니까 1억 5천만 원을 쓰지않았다는 사실이, 그러면 김 전 실장을 이걸 왜 안썼느냐? 그것이 이번 사건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 이런 것까지 좀 이야기를 들어야할 것 같은데…

[기자]

네, 당시 김 전 실장은 특별사면을 기대하고 거의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을 한 뒤에 항소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이 돈을 쓰지 않고 왜 보관만 했는지, 이런 더 자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에서도 또 법원에서도 진술하거나 증언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쓰지 않고 보관만한 부분은 김희중 전 실장만 알고있는 사안입니다.

[앵커]

조금더 조사를 필요로 한다 그런이야기죠? 알겠습니다. 김희중 전 부속실정뿐만 아니라 MB 정부 국정원 원장 또 기조실장 또 검찰수사에 지금 협조를 하고 있습니다. 원세훈 전 원장을 얘기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다른 건 다 부인했는데 뭡니까, 특활비 부분에 있어서는 부인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도 눈에 띄는 대목 아니겠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원세훈 전 원장은 지난 5년 동안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 부분은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MB 측근 그룹을 여러 갈래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갈래가 바로 서울시 출신 국정원 라인입니다.

서울시 부시장 출신 원세훈 전 국정원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출신 김주성 국정원 전 기조실장 등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대로 원 전 인장은 원장은 모두 인정을 하고 있고 또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 상납이 문제될 수 있다고 독대보고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역시 매우 결정적인 부분인데요.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의 상납 사실을 알았고 또 그러면서도 이 같은 불법 행위가 계속 이어졌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국정원 기조실장이 대통령과 독대할 위치가 아니지 않느냐,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기자]

여기서 또 한 사람의 측근 류우익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 독대 자리를 내가 주선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합니다.

MB가 측근의 진술을 부인했더니 또 다른 측근이 사실을 확인해 준 격입니다.

[앵커]

사실 류우익 실장이라면 측근 중의 측근 아니겠습니까? 대통령 실장까지 물론 지냈고. 그런 사람이 또 지금 입장을 바꿔서. 모르겠습니다. 원래 입장이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바꿔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매우 불리 한 그런 진술을 하고 있는 상황이 됐군요.

하여튼 측근들의 진술이 MB를 더 곤혹스럽게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러나 구속된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은 혐의를 계속 부인해 왔는데 혹시 이런 상황 속에서 지금 주변 환경이 바뀌고 있잖아요. 혹시 이 사람도 심경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김백준은 또 다른 대표적인 MB 측근 갈래, 현대 출신 계열입니다.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은 현대계열사 출신으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평생 돈 관리 등을 맡은 말 그대로 집사였습니다. 다스 관련 이 전 대통령 대리인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요.

특활비 수사에서 측근들이 입을 열고 있고 같은 현대 출신 김성우 전 다스 사장도 검찰수사에 협조적이라서 혼자만 계속 부인으로 일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럴 때 나오는 것이 흔히 범죄심리학에서 얘기하는 죄인의 딜레마. 그렇죠? 그것이 과연 이번에 작동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군요. 이서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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