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남북 단일팀 비판에 공감.. 큰 숲 봐달라"

문 대통령 지지층 내 높은 비판 여론 의식한 듯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청와대는 18일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의 남북 단일팀 구성 결정과 관련해 “불공정하다”는 여론에 대해 공감의 뜻을 밝혔다. 다만 남북 단일팀 구성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경제성장과 일자리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팀 구성이)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대를 중심으로 한 단일팀 구성 반대 여론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들어 “단일팀 구성이 훨씬 좋으니 조금 손해 보는 건 참아도 된다는 식으로 설명해선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태도는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단일팀 구성 결정 과정에 대한 공정성을 거론하며 비판 의견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선수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훼손되지 않게 정부는 최선을 다한다고 말씀 드렸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플러스 알파(엔트리 확대)를 논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단일팀 구성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며 이해를 구했다.

그는 “한반도가 북핵ㆍ전쟁 위기를 겪던 시기를 생각하면 지금은 행복한 분위기를 경험하지 않는가”라며 “얼마 전까지 북한의 참가를 꿈도 꿀 수 없었지만 현재는 그리 원하던 평화 올림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참가를 논의하는 데 나뭇가지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겠지만 큰 숲을 봐달라”고도 당부했다.

이번 논란으로 그간 소외됐던 국내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 제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단일팀 논란이 궁극적으로) 아이스하키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아이스하키를 위해 좋은 일”이라며 “초ㆍ중ㆍ고ㆍ대학ㆍ실업팀도 없는 이런 환경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팀이 만들어진다면 훨씬 좋은 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bo.com(mailto:hermes@hankooki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