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 우영, 나는 가수다 [인터뷰]

윤혜영 2018. 1. 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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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 우영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PM 우영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PM 우영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PM 우영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춤을 진짜 좋아하는 놈'이 춤을 버렸다. 무려 5년 6개월 만의 솔로 컴백. 대중 앞에 다시 서는 2PM 우영(장우영)의 각오를 오롯이 드러낸 한 단면이었다.

지난 15일, 두 번째 미니앨범 '헤어질 때'를 발매한 우영은 "이제야 제대로 제 음악을 들려드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데뷔한지 10년인데 이 정도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그동안 2PM 활동으로 많이 바빴고, 개인적인 휴식도 가졌다.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애정이 두터워졌다"고 담담히 읊조린 그였다.

"이번엔 저와 음악이 부딪치는 과정을 통해서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발매 전날, 잠을 좀 설쳤는데 이런 앨범을 낼 수 있다는 자체가 가슴 벅찬 일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감동은 크게 못 느꼈거든요. 퍼포먼스하고 안무 연습하고 늘 준비하느라 정신 없었는데 이제는 다른 각오인 것 같아요."

컨템포러리 컨트리 장르인 타이틀곡 '뚝'에서 우영은 과감하게 춤을 지웠다. 그가 언급한 '다른 각오'의 어떤 표상 같았다. 스스로를 "춤을 진짜 좋아하는 놈"이라고 소개한 그는 "진영이 형 말씀을 많이 귀 기울였다. 진영이 형께서 진심으로 제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길 바랐다. 제가 하고 싶은 걸 한다면 함께 좋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적을 것 같더라. 이번에는 오로지 가사, 멜로디와 음악 분위기, '어떻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에만 집중을 하다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퍼포먼스, 춤이라는 부분은 제외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진짜 리얼 기타와 퍼커션으로 공연을 하는 날이 오길 바라고 있어요. 예전에는 그런 무대가 어색했었거든요. 이제는 MR을 두고 노래하는 게 더 어색한 때가 된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 진짜 가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누군가의 평가를 떠나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드는 느낌이랄까요. 보여주고 싶은 것보다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우영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7트랙 전곡의 작사, 작곡에 이름을 올렸다. 싱어송라이터로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는 일본 활동 영향이 컸다. 일본에서 솔로 앨범도 내고, 콘서트도 하면서 연출, 기획 부분의 공부를 한 것이 자양분이 된 셈이다.

우영은 "누구 탓을 하기 싫었다. 책임을 내 안에서 지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더 무대에 애착이 갔다. 실력이 너무 부족하지만 부딪쳐보니까 결과가 나왔을 때 왜 아쉬운지, 왜 더 잘하고 싶은지, 왜 무대에 서야 되는지 이유를 더 명확하게 알게 됐다. 많이 배웠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손을 거쳐 탄생한 곡들이다 보니 우영은 유달리 곡들에 애정을 묻어냈다. 배 아파 낳은 자식마냥 트랙 하나하나에 사연을 담았고, 의미를 부여했다. 어쩌면 의례적으로 흘러가버릴 수도 있었던 앨범 소개에 우영은 장시간을 할애하며 서사를 설명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들을 담았다는 1번 트랙 '아이 라이크(I Like)'는 힙합 트랙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랩으로 진행된다. 그는 "최근에 '쇼미더머니' 등을 통해서 랩 문화가 엄청 커지지 않았냐. 아이돌이 랩을 한다고 생각을 하실 텐데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전 어차피 래퍼가 아니지 않나. 아이돌이라는 핑계로 모든 걸 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보니까 랩이라는 장르가 필요했다. 구구절절 담았다"고 밝혔다.

'뚝'은 슈퍼창따이가 제안한 곡이다. '널 생각하면서 만들었어'란 슈퍼창따이의 말에 들어본 곡이 너무 좋아 2절을 작업하게 됐다고. "진영이 형이 호평을 해줬다. 곡 작업을 할 때마다 매번 타이틀곡이라고 생각하는데 회사 평가단 시스템 차원에서 다 오케이 나는 건 아니다. '뚝'은 진영이 형이 너무 좋아해줬고 그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뚝'은 정말 무난하게 안전하게 준비했던 노래였다"는 회상이다.

3번 트랙 '돈 액트(Don't act)'는 춤을 추면서 노래할 수 있는 우영 생각에 이상과 현실에 가장 부합하는 트렌디하고 세련된 곡이었다. 다만 대중적인 요소가 부족해 박진영이 "타이틀로는 힘들 것 같다"고 판단을 내렸단다. '맘껏'은 80년대 후반, 붐을 일으킨 뉴잭스윙 장르의 음악으로 우영은 "듀스, 마이클 잭슨 음악 같다. 춤추는 사람들이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흥을 돋우는 장르"라고 했다. 맘껏 사랑하고 이별하고 인생 즐기면서 살 거라는 의지가 담긴 곡이라고.

우영은 5번 트랙 '얘들아'를 두고 "골 때린다"며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건 정말 이기적인 제 얘기다. '얘들아 요즘 뭐 해? 나는 어땠어. 나는 갑자기 연예인이 돼서 사춘기가 왔고, 그래서 다 귀 막고 살았어. 계속 집에서 LP만 닦고 있어' 그런 저만의 고백이다. '아이 라이크'가 담백한 고백이라면 '얘들아'는 미친 고백이다. 멋대로 내뱉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작년 여름에 제가 진영이 형한테 과감하게 타이틀로 던졌던 노랜데 '우영아 꼭 성공하자' 하시더라고요. 까였죠. 근데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에요. 제 마음 속 타이틀이고요. 만약에 방송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얘들아'로 다 끝장내버리고 싶어요. 정말 도전이죠. 끝장나든지, 진짜 새로 한 번 시원하게 불타오르든지.(웃음)"

마지막 두 트랙 '파티 샷(Party Shots)'과 '고잉 고잉(Going Going)'은 일본에서 나왔던 곡을 한국어로 번안한 버전이다. 특히 그는 "'파티 샷'은 비주얼적으로 욕심을 낸 곡이다. 과감하게 뭔가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거 따지고 저거 따지고 나면 '나는 언제 망가져보지?' 싶었다. 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했다면 팬들도, 친구도 다 떠나갔을 거다. 멤버는 어쩔 수 없이 계약이 관련돼 있으니까 붙어 있는데 친구까지는 충분히 떠나갈 수 있는 정도였다"며 셀프 디스를 시전했다.

"곡들 들어보시면 '미친놈이구나' 하실 거예요. 좋은 의미로. 제 안에서 오르락내리락 감정 기복들이 있었거든요. 5년 전쯤 연예인이라는 삶 자체에 회의감이 왔었고 엄청 힘들었는데 그걸 이겨내다 보니까 오늘날 이 앨범이 됐어요."

우영은 이번 앨범을 만들기까지 박진영의 냉정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투정을 부리곤 하지만 '네가 하고 싶은 게 과연 현실과 맞을까?' 박진영이 던져주는 합리적인 의문 뒤에는 우영이 진정으로 자신의 음악을 해서 성공하길 바라는 박진영의 진심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물론 하는 것마다 '이거 좋아. 이거 내자' 했으면 좋겠지만 그게 틀린 방법일 수도 있잖아요. 그 부분을 항상 생각해주세요. 개인적으로 이 앨범을 준비하면서 전담팀이 꾸려지고 같이 밤새우고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 이상으로 제 인생에 값진 선물이 된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해요."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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