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막히고 적폐 낙인.. 판사 줄사표

2018. 1.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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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59·사법연수원 15기) 취임 이후 첫 정기인사를 앞두고 현직 판사 수십 명이 이미 사표를 제출했거나 사직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법원 내부와 변호사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사직 의사를 표시한 법관 중에는 전·현직 법원행정처 출신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기회가 사라진 사법연수원 25기 판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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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號 첫 인사 앞두고 40명 사의

[동아일보]

김명수 대법원장(59·사법연수원 15기) 취임 이후 첫 정기인사를 앞두고 현직 판사 수십 명이 이미 사표를 제출했거나 사직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법원 내부와 변호사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 중에는 능력을 인정받은 엘리트 판사들이 가는 법원행정처 출신의 고위 법관들도 다수 포함돼 사직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에 사직 의사를 밝힌 판사는 총 40명이다. 그런데 법원 정기인사까지 한 달여 남은 기간에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오면서 갈등이 커지면 사표를 내는 법관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사직 의사를 표시한 법관 중에는 전·현직 법원행정처 출신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기회가 사라진 사법연수원 25기 판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국정농단 관련 사건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부장판사 등 중견 판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법관 중에는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59·사법연수원 13기), 김정만 서울중앙지법 민사1수석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8기). 서울고법 유해용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19기)와 여미숙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21기) 등이 사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법원행정처의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 축소 의혹 및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법원 내부의 갈등이 고조된 것을 한 요인으로 꼽기도 한다. 법원행정처 출신의 한 판사는 “행정처 출신을 ‘적폐’로 낙인찍는 내부 분위기에 염증을 느낀 판사들이 상당수 있다”며 “법원의 내부 갈등 때문에 능력이 뛰어난 판사들을 스스로 내보낸 꼴”이라고 지적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 폐지도 원인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올해 고법 부장판사 승진 대상이었던 25기 판사들의 동요가 특히 심했다”며 “25기 일부 판사는 이미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법원 내부에서도 ‘이번에 뛰어난 판사들이 많이 그만둬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경험 많고 유능한 판사들이 떠나는 것은 법원으로서도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판사 개인적인 선택을 조직 문제와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매년 40∼60명의 판사가 각자 사정을 이유로 법원을 떠났는데 유독 올해 경우에만 법원 내부 문제로 퇴직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악재’가 변호사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 로펌들은 이미 퇴직 판사들에 대한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법원행정처 출신이나 중요 재판부를 거친 경력이 있는 사법연수원 25기 판사들에게 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올해 사직할 판사의 수가 약 8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지법 부장판사급 서너 분과 영입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로펌도 이미 퇴직 예정인 7명 안팎의 판사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혁 hyuk@donga.com·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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