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집값과의 싸움'] 8·2대책 이후.. 강남 6억 오를 때, 강북아파트 1억 내렸다

김관웅 입력 2018. 1. 17. 17:41 수정 2018. 1. 17. 21: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남권은 8.2대책 수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5개월 새 6억5천만원 폭등
강북 집값만 '찬바람'
갭투자 빠져나간 은평.도봉 매물만 쌓이고 거래 안돼
서울 집값 '초양극화'
다주택자 겨냥한 대책 실효.. 정부 인위적 개입 '부메랑'
정부가 주택시장에 무차별적 규제를 쏟아내면서 서울 강남권 고가아파트 값만 크게 오르고, 서울 및 수도권 외곽은 하락하는 초양극화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2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은 실거래신고가격이 많게는 불과 5개월 동안 6억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난해 12월 거래가 모두 반영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실거래가는 이보다 훨씬 올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같은 서울 지역이지만 은평구와 도봉구, 노원구 등 서울 외곽의 상당수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 또 수도권 외곽 지역도 가격이 크게 약세를 보여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수도권 주요지역을 대상으로 정부의 8.2 부동산대책 이후 아파트 실거래가격 변화를 조사한 결과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의 실거래가격이 엄청난 속도로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크로리버파크 8.2대책 후 6억5000만원 올라

서울 강남권 주요 지역 중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다. 전용면적 84㎡는 5개월 새 무려 6억5000만원이 올랐다. 이 아파트는 8.2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하순 실거래가가 19억5000만원(7층)~20억3000만원(5층)이었다. 그러나 대책이 나온 뒤 9월 초순 20억원(16층)으로 잠시 주춤하더니 10월부터 폭등세를 탔다. 10월 중순 24억원(14층)을 기록한 후 12월 말에는 중저층인 7층이 무려 26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도 8.2대책의 수혜 단지다. 대책이 나오기 전에는 거래량이 많지 않았지만 대책이 발표되면서 오름세에 속도가 붙었다. 1단지 전용면적 84㎡가 지난해 7월 초까지만 해도 12억9000만원(13층)이었던 게 11월 말 기준 16억5000만원(11층)에 실거래가 신고가 들어왔다. 석달여 만에 무려 3억6000만원 오른 것이다. 12월 거래 내역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최근 거래가격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아파트 호가는 18억원가량이다.

김상곤 교육부총리 소유 아파트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도 8.2 대책의 반작용을 톡톡히 누린 아파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7월 말 실거래가격이 17억3000만~17억4000만원(18층)이었다. 그러나 대책이 나오자마자 9월 말 18억원(15층)으로 오르더니 12월 중순에는 중저층인 7층이 20억원을 넘어섰다. 12월 한달간 거래가격이 집계되면 알 수 있지만 현재 호가는 21억~22억원에 달한다. 적게 잡아도 4억원 안팎 오른 셈이다.

송파구의 대표 얼굴인 잠실주공5단지도 실거래가격이 3억원 가까이 올랐다. 전용면적 76㎡는 지난해 7월 말 15억4000만원가량이었는데 8월에는 일시적으로 14억~14억5000만원까지 하락한 후 올 1월 초 기준 18억원(3층)까지 급등했다. 저점으로 따지면 4억원까지 오른 셈이다.

이 외에도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엘스와 리센츠 전용면적 84㎡의 실거래가격이 같은 기간 각각 2억원 이상 올랐다. 호가 기준으로는 4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투기과열지구 지정되자 많게는 1억원 가까이 빠져

서울 강남권 고가아파트가 이처럼 8.2대책 반작용을 만끽하는 동안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외곽은 8.2대책의 후폭풍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신규 수요가 유입이 차단되고 일부 갭투자자를 비롯한 다주택자들이 빠지면서 오히려 가격이 내린 것이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114㎡가 지난해 7월 말까지만 해도 7억6500만원(15층)에 거래됐지만 12월 중순에는 6억8500만원(4층)까지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8.2대책으로 8000만원가량 내린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현재 호가는 8억원 수준이지만 매물이 많이 쌓여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전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도 8.2대책으로 피해를 봤다. 전용면적 58㎡는 지난해 7월 중순에 신고된 실거래가격이 3억4000만~3억8000만원이었다. 하지만 11월 말 기준 3억2000만~3억5000만원(5층)으로 2000만~3000만원 떨어졌다. 그나마 거래마저 끊기면서 두달 넘게 실거래신고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한화성원 전용면적 84㎡는 더 내렸다. 지난해 7월 중순 14층이 3억1400만원에 거래됐지만 11월 초에는 12층이 2억5300만원에 신고돼 무려 6100만원 하락했다. 현재 호가는 3억2000만원 수준에 나와있지만 매물이 많다.

서울을 벗어난 곳도 아우성이다. 경기 안양시 비산동 비산힐스테이트는 전용면적 82㎡가 지난해 7월 중순 3억8000만원(12층), 7월 말 4억2000만원(6층)이었던 실거래가격이 11월 3억5300만원(7층), 3억6000만원(7층)까지 떨어졌다. 12월 들어 약간 회복세를 보여 3억9500만원(7층), 4억1000만원(21층)까지 올랐지만 예전 가격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추가대책에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집값은 수요와 공급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인데도 자꾸 다주택자에게만 초점을 맞춰 정책을 내다보니 시장 안정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것은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 자꾸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니 이게 시장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우량주인 강남아파트에 투자수요가 일시에 몰리는 있는 것도 초양극화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고 우려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