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이해㉑] 재료-제작기법 발달로 다양한 형식 등장

주동준 2018. 1. 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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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다수 사람들이 ‘그림’을 떠올린다. 대중들이 그림이라는 미술 형식을 자주 접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미술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벽에 걸려있는 그림이 아닌 천장, 바닥에 있는 사물이나 영상 화면을 발견하게 되면 ‘미술=그림’이라는 선입견은 산산이 부서진다. 이는 ‘현대미술은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실 현대미술에는 재료와 제작기법별로 다양한 형식이 있다. 그래서 이를 이해하는 것은 현대미술에 한 걸음 다가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현대미술 이전의 미술, 적어도 고대와 중세 시대에는 회화, 조각, 건축 등이 결합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유럽 성당 내 외벽에 있는 돌로 된 조각상이나 성상화는 성당이라는 건축물과 함께 조화를 이루었다. 시간이 흘러 근대를 거쳐 현대로 진입하면서 각 분야별 미술들은 좀 더 세분화하여 독립적으로 발전했다. 이와 더불어 미술 재료와 제작기법도 발달하며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식의 미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재료와 제작 기법에 따른 현대미술의 몇 가지 갈래를 살펴본다.

조각상이나 성상화가 건축물과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있는 바티칸 대성당. / Pixabay

◆ 회화: 회화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미술 형식이다. 흔히 ‘그림’이라고 하는 회화는 천이나 종이 같은 바탕에 다양한 안료를 사용해 그린다.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은 2차원 평면이라는 점이다. 평면 바탕 위에 연필, 목탄, 먹, 수채화 물감, 유화 물감, 아크릴 물감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그린다. 미술사에서 회화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미술 교과서 첫 장에 나오는 원시시대 동굴벽화에서부터 회화의 시작을 볼 수 있다. 회화를 서양화와 동양화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는 캔버스 위에 유화나 아크릴 물감을 사용했는지 아니면 종이에 먹이나 동양화 채색 물감을 사용했는지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회화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의 미술 작품이다. / ⓒMK스타일

◆ 조각: 회화가 2차원 평면 미술이라면 조각은 3차원 입체 미술이다.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빌렌도르프 비너스 조각상이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처럼 조각 역사는 회화만큼 오래되었다. 조각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는 흙, 돌, 나무, 철 등이고 현대미술에서는 유리나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조각은 주로 재료를 깎고 다듬거나, 틀을 만들고 거기에 재료를 채워 입체적인 형태를 만든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사물들이나 재료를 혼합하여 하나의 덩어리를 만들기도 한다.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 작품(왼쪽)과 신세계 백화점 본점 6층 트리니티 가든에 있는 조각 작품. / ⓒMK스타일

◆ 설치미술: 현대미술에서 새롭게 등장한 형식으로, 부분이 모여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미술이다. 설치미술은 회화나 조각처럼 단일체로 존재하기보다는 여러 개의 덩어리가 모여서 군집을 이루는 형태가 많다. 설치미술은 입체라는 점에서 조각의 일부로 여길 수 있지만,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므로 모든 형식의 미술과 연결된다.

설치미술은 돌이나 철에서부터 일상적인 사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 수 있고, 제작 기법 역시 정해진 바가 없다. 미술가의 자유로운 상상과 표현 의지가 중시되는 현대미술에서 설치미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널리 사용된다. 설치미술은 공간을 점유하는 형식이므로 그것이 놓인 공간과의 상호작용, 그것을 감상하는 관람자와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설치미술은 공간 속에 다양한 재료와 제작 기법을 사용해 제작한다. / ⓒMK스타일

◆ 미디어 아트: ‘미디어(media)’는 ‘매체’라는 의미로, 단어 의미로만 보면 물질적인 매체로 구현되는 모든 미술을 미디어 아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미술에서 미디어 아트는 사진, 영화, TV, 비디오, 컴퓨터 등 미디어 기술을 미술에 적용시킨 형식을 가리킨다. 미디어 아트는 비디오 아트, 컴퓨터 아트, 디지털 아트, 인터넷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 등 재료와 기법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영상이나 소리, 비디오나 컴퓨터 같은 기계 장비를 사용한 작품 또는 인터넷상으로 감상이 가능한 작품이다.

미디어 아트는 기술 매체 발달과 함께 그 종류나 영역이 확장되어 가고 있다. 사진기가 발명되고, 비디오와 텔레비전, 컴퓨터가 발명되면서 미디어 아트도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는 동작센서나 가상현실 등 최신 기술과 접목된 형식의 미술로도 등장한다. 미디어 아트는 회화나 조각처럼 실재하는 사물로 존재하지 않을 수 있으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형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일례로 인터넷 아트 작품은 전시장을 찾아가지 않아도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감상이 가능하다.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품. / ⓒMK스타일

◆ 신체미술: 신체미술은 말 그대로 인간의 ‘신체’를 재료로 하는 미술이다. 퍼포먼스, 행위 예술 등을 포함한다. 미술가가 자신의 몸을 직접 사용하여 어떤 행위를 하거나, 미술가의 기획 하에 다른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하기도 한다. 이때 음악, 무용 또는 연극 요소를 더해 종합예술 형태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인간의 ‘신체’를 매개로 표현하는 퍼포먼스 미술. / ⓒMK스타일

현대미술은 재료나 기법에 따라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난다. 또한 현대 미술가들은 회화나 조각과 더불어 일상적인 사물, 대중매체, 신체 등을 재료로 하여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표현한다. 재료와 기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새로운 형식의 또 다른 미술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MK스타일] 글・사진 / 임민영 (아트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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