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푸드 X파일>사계절 최고의 과일중 과일 '딸기'

기자 2018. 1. 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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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때 개딸기'란 속담이 있다.

속담·설화에서 보듯이 우리 선조에게 딸기는 봄의 끝자락에나 맛볼 수 있는 과일이었다.

농촌진흥청의 조사 결과 겨울딸기의 당(糖) 함량은 봄딸기보다 최고 17%나 높았다.

17세기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버틀러는 딸기를 과일 중 최고로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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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때 개딸기’란 속담이 있다. 연목구어(緣木求魚)나 ‘우물에서 숭늉 찾는다’는 의미다. 한겨울엔 못 먹는 개딸기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담겨 있다. 실제로 과거엔 겨울엔 딸기를 구경할 수 없었다.

효자 설화에 겨울딸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효자 스토리’의 주인공은 한겨울에 어머님께 딸기를 구해 드린다. 대개 호랑이의 협조 덕분에 불가능한 일을 해내는 것으로 그려진다. 호랑이가 자신의 등을 빌려주는 것은 주인공의 효성에 감복해서다.

속담·설화에서 보듯이 우리 선조에게 딸기는 봄의 끝자락에나 맛볼 수 있는 과일이었다. 흔히 먹는 개량 딸기도 5∼6월에 주로 수확됐다.

요즘은 겨울딸기가 대세다. 딸기 재배 농부는 연 매출의 80% 이상을 1∼3월에 올린다. ‘딸기의 날’, 즉 ‘베리데이(Berry’s Day)’도 2월 11일이다. 연중 딸기 수확이 2월에 가장 많은 데다 ‘딸기’란 단어의 글자 수가 2개여서 2월, 전체 획수가 11획이란 데서 11일로 정해졌다.

겨울딸기는 봄딸기보다 더 달다. 당분 함량이 높고 신맛이 적어서다. 기온이 떨어지면 딸기가 천천히 익는다. 양분 소모는 줄면서 당분이 축적되는 시간은 길어져 단맛이 강해지는 것이다. 날씨가 추우면 딸기의 신맛 성분인 유기산의 함량이 주는 것도 겨울딸기가 더 단 이유다.

농촌진흥청의 조사 결과 겨울딸기의 당(糖) 함량은 봄딸기보다 최고 17%나 높았다. 겨울딸기(1월)의 유기산 함량은 500PPM으로 봄딸기(4월)의 800PPM보다 낮았다. 추우면 과육이 잘 물러지지 않아 완전히 익은 딸기를 따서 출하하는 것도 겨울딸기 맛이 뛰어난 이유다.

겨울딸기는 안전성 면에서도 더 낫다. 겨울엔 꽃가루 양이 적은 데다 비닐하우스 안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딸기 꽃 수정을 위해 벌을 이용한다. 벌은 농약에 매우 민감해, 겨울딸기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안에선 농약 사용이 극도로 제한된다. 딸기는 크게 풀딸기와 나무딸기로 나뉜다. 넝쿨에서 열리고 우리가 흔히 먹는 딸기가 풀딸기다. 나무에 달린 산딸기·멍석딸기는 나무딸기에 속한다.

18세기 초 북미산(産) ‘버지니아’와 남미산 ‘칠로엔시스’란 야생딸기가 유럽의 한 정원에서 우연히 짝을 이뤘다. 이 만남을 통해 부모보다 월등한 능력을 지닌 ‘아나나사’란 신품종 딸기가 태어났다. 그 후 유럽·미국·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품종이 개량됐다. 일본을 통해 한반도에 개량 딸기가 유입된 것은 20세기 초다. 1960년대 비로소 ‘대학1호’란 품종이 개발됐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조상이 딸기를 드신 것은 훨씬 오래전이다. 다만 우리가 아는 개량 딸기는 아니었고 산딸기·복분자·멍석딸기 등 자연에서 바로 딴 딸기였다.

서양에선 고대 로마 시대부터 딸기가 건강에 이롭다고 여겼다. 우울감·의기소침·염증·열·신장 결석·통풍·관절염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추천됐다. 민간에선 치석이 있으면 딸기 주스 양치액으로 입안을 헹구고, 피부 미용을 위해 딸기를 얼굴에 문지르기도 했다.

“분명히 신은 더 좋은 과일을 만들고자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장담하건대 신은 그 일을 끝내 못 했다.”

17세기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버틀러는 딸기를 과일 중 최고로 쳤다. 만약 그가 요즘 태어났다면 겨울딸기 맛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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