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뺨 때린 버스기사에 '발차기'로 반격한 승객
'하차' 과정서 욕설 주고받다 몸다툼 번져
승객이 찍은 영상 SNS에 퍼지면서 논란
전주시 조사 착수..승객 신원 파악 안돼
"기사 처벌, 버스회사 행정처분 법률 검토"
"죽으려고. 어린놈이…." 시내버스 기사가 남성 승객에게 욕을 하더니 뺨을 손바닥으로 두 번 때리고 가슴을 세게 밀쳤다. 이에 질세라 메고 있던 가방을 좌석에 내려놓은 승객이 "X발 너 오늘 죽었어"라며 버스 기사를 발로 차고 주먹질을 하며 운전석까지 몰아붙였다.
두 사람은 서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며 "내리려는데 누가 문을 닫아?"(승객) "중간에 사람이 몇 명 내렸는데?"(기사) "나 내리고 나서 또 내렸어, XX놈아!"(승객) 등 욕설을 주고받았다. 겁에 질린 여성 승객들은 급히 뒷자리로 몸을 피했다.
이 폭행 장면은 당시 버스에 탄 한 승객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1분짜리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건 발생 이튿날(13일) 해당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전주시가 조사에 착수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해당 승객이 버스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뒷문이 닫히자 기사에게 '문 열어. XX놈아'라고 욕하며 거세게 항의한 게 사건의 발단이 됐다. 이에 화가 난 기사가 버스를 세우고 승객과 말다툼을 벌이다 몸싸움으로 번졌다. 전주시는 욕설은 승객이, 폭행은 기사가 먼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시는 해당 영상에 나오는 기사의 신원은 버스회사를 통해 확인했지만, 승객의 신원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영상이 처음 올라온 SNS 등에 해당 승객에 대한 제보를 요청하는 글을 띄웠지만, 아무 반응이 없어서다. 17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해당 승객이 전주시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경찰에 신고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강준 전주시 시민교통과장은 "영상에 나오는 기사에 대해서는 버스 회사에 '강력히 처벌하라'고 공문을 보냈다"며 "버스 회사에 대해서도 어떤 행정처분을 내릴지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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