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거장 예술품을 '고철'로 처분했다고?..거센 비난 여론

김방홍 2018. 1. 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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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이 해운대해수욕장에 있던 세계적 설치미술의 거장인 데니스 오펜하임의 작품을 일방적으로 철거한 뒤 고철로 처분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해운대구청 관광시설사업소는 지난달 11일부터 17일까지 데니스 오펜하임의 작품 '꽃의 내부'를 철거하면서 작품에 있던 철골 구조는 고철로, 플라스틱 등은 폐기물로 각각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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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이 해운대해수욕장에 있던 세계적 설치미술의 거장인 데니스 오펜하임의 작품을 일방적으로 철거한 뒤 고철로 처분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더욱이 해운대구청은 작품을 철거하면서 작가 가족이나 지역 미술계에도 철거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설치미술 거장 유작 고철로 처분한 해운대구청

해운대구청 관광시설사업소는 지난달 11일부터 17일까지 데니스 오펜하임의 작품 '꽃의 내부'를 철거하면서 작품에 있던 철골 구조는 고철로, 플라스틱 등은 폐기물로 각각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국제공모를 거쳐 국비와 시비 8억 원을 들여 지난 2010년 12월부터 3개월여 공사 끝에 완공한 것으로, 세계적인 조각가이자 '거꾸로 세운 집'으로 잘 알려진 미국 출신 데니스 오펜하임의 작품이다.

'꽃의 내부'는 가로 8.5m, 세로 8m, 높이 6m 규모로, 당시 62세이던 데니스 오펜하임이 2011년 1월 간암으로 사망하면서 그의 유작이 됐다.

이 때문에 2011년 3월 열린 완공식에는 오펜하임의 유족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작품을 둘러보기도 했다.

2010년 9월 해운대를 방문한 데니스 오펜하임 씨가 배덕광 당시 해운대구청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펜하임은 이듬해 1월 암으로 사망하면서 ‘꽃의 내부’는 그의 유작이 됐다.


오펜하임 '꽃의 내부' 유족 등에 통보하지 않고 철거

'꽃의 내부'는 완공 이후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로부터 포토존으로서 인기를 끌면서 해운대해수욕장의 마스코트가 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 곳곳이 파손되고 녹이 슬었고, 2016년 10월에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작품 곳곳이 손상됐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해운대구청 측은 지난달 작품을 철거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고도 부산 미술계와 작품 선정 작업에 참여한 부산비엔날레조직위에 철거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

'꽃의 내부'의 저작권을 가진 데니스 오펜하임의 유족 측에도 사실 통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작품이 폐기물이냐?" 분노

부산비엔날레조직위 관계자는 "작가의 미술 작품을 철거하거나 이동할 경우 원작자나 가족에게 의사를 확인하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미술 작품을 폐기물과 동급으로 처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해운대구청은 "주민들로부터 철거해 달라는 민원 요청이 수차례 있어 지난해 2월 부산미술협회와 현장을 둘러봤고, 부산비엔날레조직위와 통화도 했으므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부산비엔날레 측과의 통화 당시 '작품 소유권은 해운대구에 있다'는 답변을 들어 철거 때 별도로 철거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방홍기자 (kbh042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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