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요금제 숨기고, 비싼 요금제 쓰도록 내버려둔 통신사들

김동표 2018. 1. 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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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요금제가 있음에도 이를 안내하지 않고, 영세상인들이 기존의 비싼 요금제를 계속해서 쓰도록 통신사들이 내버려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김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통신사의 신용카드 결제호처리서비스 관련 요금제 현황 및 요금제별 가입 규모'를 분석한 결과, 영세상인들은 카드 결제 시 1건 당 26.4원이 부과되는 '1639 할인 요금제' 대신 1건 당 42.9원으로 16.5원이 더 비싼 기존 요금제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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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상인 '유선전화 카드결제처리' 서비스 논란
유선전화선 통해 결제정보 전송
1건 결제 때마다 수수료 42.9원
3분간 유선 통화한 가격 매겨
26.4원 요금제 있지만 상인들은 몰라
5년간 이용실적 0건…"있는 줄 몰랐다"

저렴한 요금제가 있음에도 이를 안내하지 않고, 영세상인들이 기존의 비싼 요금제를 계속해서 쓰도록 통신사들이 내버려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세자영업자들이 카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전화망을 통해야 한다. 인터넷이 없는 영업장의 경우 전화선을 이용한다. 이 경우 영세상인들은 통신사에 일정 요금을 내고 유선전화 카드결제처리 서비스에 가입한다. 카드를 한 번 긁으면, 결제정보가 전화망에 접속되고 3분간 통화한 것으로 간주해 요금이 부과된다. 결제 한번에 42.9원이 나간다.

한 번 결제에 3분의 유선통화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2012년 정부와 통신사는 "카드 결제 시 전화망을 이용하는 사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1639 전용 국번'을 새로 만들고 '할인(절약형) 요금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출시 5년이 넘도록 이를 이용하는 영세상인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신사와 VAN사들이 저렴한 요금제가 있다는 사실을 영세상인들에게 알리지 않아, 영세상인들은 보다 저렴한 요금제가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비싼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김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통신사의 신용카드 결제호처리서비스 관련 요금제 현황 및 요금제별 가입 규모'를 분석한 결과, 영세상인들은 카드 결제 시 1건 당 26.4원이 부과되는 '1639 할인 요금제' 대신 1건 당 42.9원으로 16.5원이 더 비싼 기존 요금제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SK텔링크, 세종텔레콤, KCT 등 6개 통신사 등의 요금제는 카드를 한번 긁을 때마다 3분간 통화하는 유선전화 요금이 부과되는 기본형 요금제(42.9원)와 1639 전용 국번으로 연결되는 할인형 요금제(26.4원)로 구성돼 있다.

김 의원은 "대부분 인터넷 망이 깔리지 않은 재래시장 점포 등의 영세 소상공인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에만 급급한 통신사와 카드 결제대행사(VAN사)의 영업 행태로 인해 상인들 대부분이 할인요금제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선전화 카드결제 서비스'의 연 매출 규모는 240억 원 대로 추산되고 있다. 만약 2012년 도입된 ‘할인 요금제’가 제대로 시행됐다면 영세 자영업자들의 비용은 매년 90억 원 가량 절약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기본 요금제와 할인 요금제 모두에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면,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저가 요금제'가 기본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신용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통신비 절감을 위해 정부 차원의 실태파악을 통한 일괄적 할인요금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통신사는 "유선전화 카드결제처리서비스는 통신사가 아니라 VAN사에서 일괄 모집한다"면서 "저렴한 요금제를 일부러 홍보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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