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들 다 나와라" 아베 신조의 오만인가? 전략인가?
정작 자신의 출마에 대해선 "매미가 울면 얘기하겠다"딴청
사실은 '아베 대 反아베 1대1 구도' 피하려는 전략적 판단
사실 겉으로는 "오만하지 않겠다"면서도 아베 총리가 얼마나 자신감에 차 있는지를 보여주는 최근의 에피소드는 여럿 있다. 아사히 신문이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했다. 지난해 말 부총리이자 재무상인 아소 다로(麻生太郞)가 쪽지 하나를 아베 총리에게 내밀었다고 한다. ‘1등은 사토 에이사쿠의 3.07배, 2등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의 2.87배,3등은 아베의 2배’라고 써 있는 쪽지였다. 총리 재임중 닛케이평균지수(주가)를 얼마나 올려 놓았는지를 랭킹으로 만든 내용이었다. 쪽지를 받아든 아베는 "나는 (총리를 하는 동안)3배를 넘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까운 이들에겐 이처럼 장기집권에 대한 욕심을 솔직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연임을 견제할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대략 5명 안팎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 노다 세이코 총무상이 먼저 거론된다. 그 다음은 고이즈미 신지로와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상 정도다. 고이즈미와 고노에 대해선 "이번엔 출마하지 않고 3년뒤를 노릴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사실 이들 5명 중 누가 나오든 중량감이나 당내 조직력에서 아베 총리의 적수가 되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선 "(총재선거가 예정된 9월까지를 상정하면)6년가까이, 전후 3번째로 긴 장기 정권이 된다. 유권자들이 느끼는 싫증이 아베 총리에겐 가장 큰 난적이 될 것”(11일자 아사히 신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반(反)아베’진영이 힘을 합쳐 자민당 안팎의 '아베 피로감'을 극대화하면서 단일후보를 낸다면 아베에게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일본 정치권에선 "아베 총리와 반 아베 단일후보가 1대1로 맞붙는 게 아베에겐 최악"이란 얘기가 있다.
반대로 후보가 많이 나올수록 반 아베표의 분산으로 아베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런 판단때문에 아베 총리가 은근슬쩍 “누구든 손을 들고 출마하라”는 말을 던지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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