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포인트 현금처럼 쓴다는데..이통 멤버십 포인트 현금화 여론 높아져

안별 기자 2018. 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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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신용·체크카드 적립 포인트 현금화를 추진중인 가운데 통신사 마일리지·멤버십 포인트 현금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요금제에 따라 지급되는 이동통신 마일리지·멤버십 포인트가 신용카드 적립 포인트와 다를 바 없다며 현금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통사들은 “복지 개념으로 다르다”며 꿈쩍 않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로고가 그려진 현수막./연합뉴스

그나마 이동통신3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말 "이통 3사 소비자들이 적립한 마일리지로 통신 요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발표했지만, 마일리지는 사용자가 쓴 만큼 돈을 내는 소수 종량제 요금제 사용자에게만 지급돼 대다수 정액제 사용자와는 무관한 얘기다.

특히 작년 말부터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25% 상향으로 이통사들이 멤버십 혜택을 슬그머니 줄이자 이동통신 가입자들과의 갈등이 번지는 양상이다. 급기야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동통신사의 일방적인 멤버십 혜택 축소행위 횡포를 청원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이나 통신 요금에 대한 불만 청원글이 올라왔다.

◆ 버려지는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현금화 여론 높아져

신용·체크카드 적립 포인트 현금화는 연간 버려지는 포인트가 1000억원을 넘어서는 데 대한 대책이다. 10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으로 적립한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여신금융전문회사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카드 결제로 적립되는 포인트는 연간 2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포인트 적립 후 5년이 지나거나 탈퇴·해지로 소멸되는 포인트가 연간 1000억원 이상이다.

매년 1월 지급되는 이통3사 멤버십 포인트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1월 1일부터 연말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입자 절반 이상은 사용처 부족으로 포인트를 소진하지 못하고 남은 포인트는 연말에 소멸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작년 9월 이동통신 멤버십 포인트 2년 이상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용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포인트 사용량이 확인되는 142명을 기준으로 2015년 통신사로부터 받은 평균 8만1452포인트 중 3만3155포인트(40.7%)를 사용하고 나머지 4만8297포인트(59.3%)는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용·체크카드 적립 포인트처럼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도 현금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용 요금제에 따라 지급되는 멤버십 포인트가 돈을 쓸 때마다 적립되는 신용카드 포인트와 뭐가 다르냐는 얘기다.

회사원 A(32)씨는 "차라리 포인트의 일부를 현금화하는 대신 통신비로 내고 싶다"며 "우리가 결제하는 요금에 따라 지급되는 포인트가 달라지니 신용카드 포인트와 딱히 다른 거 같지도 않다. 가지도 않는 상점의 할인 혜택을 받을 바엔 포인트의 10%라도 통신비에 쓰게 해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 이통3사 “멤버십 포인트는 복지 개념...카드 포인트와는 다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혜택 축소에 대한 불만 청원글./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통 3사는 카드 포인트와는 달리 이통 3사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는 일정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할인쿠폰' 같은 복지개념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포인트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017670)측은 "쓴 만큼 적립되는 항공사나 신용카드 포인트와 할인한도 개념으로 제공하는 멤버십 포인트는 다르다"고 밝혔다. KT(030200)측은 "포인트 현금화 제도는 없지만 포인트로 부족한 데이터쿠폰을 사거나 단말기 교체시 할부원금의 최대 5%까지 지불할 수 있다"고 했으며 LG유플러스(032640)측은 "멤버십 포인트는 할인쿠폰 같은 복지개념"이라고 밝혔다.

이통 3사 가입자들은 단말기 가격이 매년 오르고 고가 요금제에 혜택이 몰린다며 가계통신비 부담을 꾸준히 호소해왔다. 이에 이통 3사와 과기부는 지난해 12월 11일 "이통 3사 소비자들이 적립한 마일리지로 통신 요금을 결제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마일리지'는 정액제가 아닌 쓴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 요금제 이용자에게 적립되는 것으로, 매년 1월 지급되는 멤버십 포인트와는 다르다. 마일리지 제도는 SKT '레인보우 포인트', KT '장기 보너스마일리지', LG유플러스 'ez포인트'라는 이름으로 각각 운영되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이용자 대부분이 월정액 요금제에 가입돼 있어 실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B(21)씨는 "지난해 마일리지로 통신비를 대신 결제할 수 있게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기대하면서 기사를 읽었지만 대다수인 월정액 이용자가 아니라 종량제 이용자만 얻을 수 있는 혜택이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작년 9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25% 상향으로 기업 부담금이 늘자, 이통 3사가 멤버십 혜택을 줄이며 사용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통 3사 측은 "'제휴 혜택은 변경될 수 있다'고 사전고지했기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가입자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멤버십 혜택을 줄이는 데 대한 대책도 없어 가입자들의 불만은 쉽게 해소되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카드 포인트는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되는데 통신사 포인트는 현금처럼 못 쓰게 되는 형평성 논란도 있을 수 있지만, 멤버십 혜택 축소 부분이나 포인트 결제 여부는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하지만 해당 문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포인트로 음성통화 결제나 데이터 구입이 가능하도록 관계 부처에 요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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