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 간부, MB에 독대 신청 "특활비, 사고날 수 있다" 보고
[경향신문] ㆍ김주성 전 기조실장 진술…“직원 통해 김백준에게 전달”
ㆍ“MB에 보고 후 청와대 자금요청, ‘대통령 뜻’으로 생각”
ㆍ김백준 전 기획관 영장심사 “돈 받은 적 없다” 부인 일관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가 ‘집사’로 불리는 최측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에게 전달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16일 확인되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당시 돈을 전달한 국정원 관계자가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고, 이 관계자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여전히 국정원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71)이 청와대의 국정원 돈 상납 요구를 받은 것은 재임기간인 2008년 3월부터 2010년 9월 중 최소 3차례다. 2008년 김 전 기획관의 첫번째 요청을 받은 김 전 실장은 직원을 통해 현금 2억원을 청와대 인근 주차장에서 전달했다.
김 전 실장은 얼마 후 또 청와대 요청을 받자 이 전 대통령을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직접 면담했다. 코오롱그룹 부회장 출신인 김 전 실장은 코오롱 계열사 대표를 역임했던 이 전 대통령 형 이상득 전 의원과의 인연으로 이 전 대통령과 가까워진 측근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류우익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당시 독대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김성호 전 원장(68)이 김 전 실장과 이 전 대통령의 독대 사실을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의 보고 후에도 청와대는 다시 국정원에 자금을 요구했다. 이에 2010년 김 전 실장은 다시 직원을 시켜 현금 2억원을 청와대 인근 주차장에서 김 전 기획관에게 전달했다. 이와 관련, 김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에도 청와대에서 자금 요청이 들어와 ‘대통령의 뜻’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정원장은 원세훈 전 원장(67)이다. 원 전 원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가 기념품 비용이 모자란다는 취지로 특활비를 요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소한 이 전 대통령이 김 전 실장으로부터 국정원 상납 사실을 보고받은 뒤인 2010년 전달된 상납금 2억원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52·전 서울남부지검장)이 국정원에서 받은 5000만원이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전달됐는지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 돈이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던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용’으로 2011년 4월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희곤·정대연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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