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된 아티스탕스 "동네가 예술이죠"

2018. 1. 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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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바닥의 갈라진 틈새에 민들레가 뿌리 박듯, '뉴타운'으로 대표되는 재개발의 광풍이 스러진 국내 도시 곳곳에서 예술가들이 꿈틀거린다.

세월에 곰삭은 동네에서, 이웃들 삶에 작가들이 스며들어 부대끼는 과정 자체를 예술로 만드는 '빅 아트'가 문화의 온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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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⑥문화 공동체를 꿈꾼다 '아티스탕스
낡은동네 곳곳 터잡은 예술가들
일방통식 벽화·조형물 벗어나
주민들과 음식 나누고 수다 떨고..
속정 나누며 삶·기억에 예술 입혀

[한겨레]

‘동대문옥상낙원’(DRP)이 지난해 11월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봉제사들과 함께 자투리천으로 돗자리·가방 등을 만드는 ‘자투리비치 스튜디오’ 행사를 벌였다. 동대문옥상낙원 제공

시멘트 바닥의 갈라진 틈새에 민들레가 뿌리 박듯, ‘뉴타운’으로 대표되는 재개발의 광풍이 스러진 국내 도시 곳곳에서 예술가들이 꿈틀거린다. 세월에 곰삭은 동네에서, 이웃들 삶에 작가들이 스며들어 부대끼는 과정 자체를 예술로 만드는 ‘빅 아트’가 문화의 온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주민들과 진심 어린 소통을 하는 예술가라는 의미의 ‘하티스트’(하트+아티스트) 또는 오래된 동네에 새로운 문화의 전진기지를 구축한다는 뜻에서 ‘아티스탕스’(아티스트+레지스탕스)로 이름 붙일 만한 빅 아트 작가들은 주민들과 충분한 교감 없이 벽화를 그리거나 조형물을 놓고 훌쩍 떠나는 기존의 ‘일방통행식’ 공공미술을 성찰하면서 속 깊은 소통에서 작업 콘텐츠와 동력을 길어낸다.

하티스트와 아티스탕스는 동네 구석에 터 잡고 살거나 직접 주민들을 찾아간다.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기록하며,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말하도록 돕는다. 주민들의 삶과 기억에서 의미를 찾고,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함께 모색한다. 눌러앉아 같이 수다를 떨고 음식을 나누고 축제를 여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주민들의 일과 놀이를 넘나들며 작품을 키우고 쇠락해가던 공간에 활력을 퍼뜨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을 지낸 원로 작가 김정헌씨는 최근 젊은 작가, 연구자들과 ‘이야기청’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울시내 노인정과 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예술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공공미술가 박찬국씨는 후배 작가들과 서울 동대문신발종합상가 옥상에 ‘일하며 노는 곳’을 만들고 창신동 봉제사들, 동대문시장 상인 등과 교류하면서 옷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들이 터 잡은 보금자리는 ‘도시 재생’에도 기여한다. 서울 아현동 지하보도를 녹음실·연습실·공연장 등으로 바꾼 ‘뮤지스땅스’에서 이곳의 대장인 가수 최백호씨는 후배 인디뮤지션들과 어울려 곡을 만들고 노래한다.

서울디자인연구소의 박삼철 소장은 “예전엔 공간재생의 대표적 사례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거론됐지만, 스타 건축가들의 값비싼 문화시설보다 주민들과 호흡하고 이들의 삶을 직조하는 ‘개미 예술가’들이 훨씬 각광받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라며 “한국에서도 공동체의 문화적 수요와 예술가들의 창의성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노형석 기자 egd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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