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소상공인 대표를 청와대 만찬서 빼버리다니"
소상공인연합회는 특별법으로 만든 법정경제단체
정부 비판한다고 청와대 만찬 초청에서 제외 돼
"쓴소리 한다고 소통창구 닫아버리면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정책 집행 속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론 살피는 것"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단체가 만찬에 오면 불편하다는 건가. “글쎄. 불편해서 뺀 건지, 무슨 다른 의도를 가지고 뺀 건지 모르겠다. 답답하다 못해 슬프다. 오전 내내 회장직을 사퇴할 것인지 고민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을 대변하는 사람과 대통령 간의 대화의 기회가 봉쇄된 것이다. 현 정부의 정책 중에는 최저임금처럼 소상공인과 접점이 있는 대책이 많다. 지금 이들 소상공인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어느 때고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이 힘들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인 16.4%가 오른 올해는 상황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정책에 잘 반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이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못 주는 영세업자 명단을 공개한다고 했다. “임금체납은 범죄다. 논리는 명확하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이 16.4%나 올랐다. 사람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 위해 고통 분담하자는 게 현 정부의 대의명분인데, 지금의 최저임금은 그러잖아도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한층 더 내모는 형국이다. 게다가 서울과 지방 중소도시의 현실이 다르다.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정해놓고 여기에 못 맞추면 처벌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일본과 미국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명단을 공개하면 신용 제재를 가하는 셈이 된다. 결국 능력 안 되는 놈은 문닫고 죽으라는 퇴출작전 아닌가.”
-그래도 약자의 입장에 선 정부 아닌가. “경제정책의 큰 흐름에 대해 반대하는 게 아니다. 찬성한다. 대기업 갑질을 없애고, 공정경제를 하겠다는 정부에 기대가 컸다. 소득주도성장도 그렇다. 소득이 올라가고 삶의 질이 좋아져서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는 너무 좋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수입이 늘기 전에 지출이 늘어나면서 경영상의 압박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
-정부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나. “시민들의 촛불혁명으로 만들어진 정부다.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 여전히 기대가 크다. 다만 서민과 소상공인ㆍ중소기업인을 위한 정권이라고 자평한다면, 소통의 창구는 열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현 정부가 겸손함이 없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한다. 주인된 시민의 상황과 마음을 헤아리고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 뛰어가다가 잘못됐다는 목소리가 들리면 뒤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 정책집행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론을 살피고 힘을 모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더 고민에 빠진 얼굴이었다. 청와대가 만찬 초청을 하지 않는 경제단체장을 어느 정부 부처가 대화 상대로 여기겠냐는 얘기였다. 눈치 없이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가는 소상공인연합회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소상공인=소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특히 작은 기업과 생업을 위해 가게를 꾸리는 자영업자들을 말한다. 도ㆍ소매, 음식업, 숙박업, 서비스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자를, 광업ㆍ제조업ㆍ건설업ㆍ운수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10인 미만의 사업자가 소상공인에 해당한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능·영어교육..그가 손대면 꼬인다, 與 '김상곤 피로감'
- 5G시대, 전봇대는 금값? KT와 타이통사 갈등..왜
- "의자로 문 찍음"..암호화폐 급락에 투자자들 '멘붕'
- 이낙연,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에 "메달권도 아니고"
- 왜 판문점이고 왜 삼지연?..예상 깬 김정은 속내
- 美, 韓금지한 핵연료 재처리 日엔 허용, 왜
- 현직 교도관 "감빵? 제목부터 잘못..TV채널은 한 개"
- 50억 들여 교통량 1.8% 감소..그 돈이면 20% 줄인다
- 시진핑, 끝내 文요청 거절?..中, 평창에 서열 7위 보낸다
- 盧와 토론, 朴탄핵 대리..한데 모인 反文 법조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