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불청객 '부정맥'.."여전히 낯설기만 한 걸요"
[경향신문] 대한부정맥학회 설문조사결과 10명 중 9명 ‘부정맥’ 잘 몰라
‘천의 얼굴’이라 불릴 만큼 종류와 증상이 다양한 부정맥. 심장박동속도에 따라 ▲서맥성부정맥(분당 60회 미만) ▲빈맥성부정맥(분당 100회 이상) ▲심방세동(심장박동이 아주 불규칙적으로 빠르게 뜀)으로 나뉘는데 이 중 심방세동은 가장 위험한 부정맥으로 꼽힌다.
실제로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병위험이 5배가량 높고 심한 경우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한부정맥학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심방세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 잘 모른다고 답했다. 또 부정맥의 대표증상인 두근거림을 느껴도 대다수가 병원을 찾지 않아 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물론, 경각심도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맥 인지도 전반적으로 ‘빨간불’
심방세동은 매우 위험한 부정맥이어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다수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심방세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는 54.7%,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르는 경우가 38.1%로 무려 92.8%가 심방세동을 낯설어했다.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4명 중 1명만 심방세동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 역시 19.3%에 그쳐 질환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 매우 낮았다.
부정맥에 대한 전반적인 의료상식 역시 많이 부족했다.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 위험성에 대해서는 38.1%가 알고 있다고 응답해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보였으나 부정맥 진단을 위해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23.1%에 불과했다. 특히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통한 부정맥 완치 가능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7.4%에 그쳐 진단법 및 치료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전도는 심장박동 변화를 표현한 것으로 부정맥이 의심될 때 받아야하는 검사다. 하지만 부정맥은 갑자기 생기고 사라질 때가 많아 10초 정도 진행되는 심전도검사로는 진단이 어렵고 장시간의 심전도기록이 필요하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홀터 심전도검사’다. 홀터 심전도검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최대 48시간 동안 기계로 맥박을 기록해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이것으로 진단되지 않으면 평소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 발생 시 심전도를 찍는 휴대용 심전도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심방세동 역시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고주파가 발생되는 긴 도자를 심장에 삽입해 부정맥의 발생부위를 지져서 없애는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증상을 개선할 수 있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근거림 느껴도 병원 방문은 소극적
부정맥 증상은 종류에 따라 다양하지만 가슴 두근거림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부정맥환자 58.2%가 두근거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두근거림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방문한 경우는 15.4%에 그쳤다는 것. 그 이유로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60.2%)’ 또는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51.5%)’라고 답해 대다수가 부정맥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맥은 다른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도 많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타 질환 진단경험을 분석한 결과, 부정맥환자에서 고혈압(49.1%), 불안장애(32.7%), 심부전(23.6%)의 진단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 질환을 동반한 경우 정기검진을 통해 심장건강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한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영훈 회장(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고령화사회에 빠르게 진입하면서 부정맥 발병률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질환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실정”이라며 “특히 심방세동 등 주요 부정맥은 무증상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건강검진 시 심전도를 이용한 선별검사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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