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가상화폐 '혼선'에 부처간 협조·관리 당부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가상화폐 정부부처간 입장차에 대해 "여러 부처가 관련된 정책일 경우, 각 부처의 입장이 다른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단 "부처 간 협의와 입장조율에 들어가기 전에 각 부처의 입장이 먼저 공개돼 정부부처 간 엇박자나 혼선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긴밀한 부처간 협조와 정책결정 과정의 면밀한 관리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중 가상화폐를 예로 들어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협의과정에서 각 부처의 입장들이 드러나는 것은 좋은 일이고, 협의과정을 통해 그런 입장 차이를 좁히고 결정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런 다른 입장들이 부처협의 과정을 통해 조율되어 정부입장으로 정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상화폐 정부대응 관련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사이트(거래소) 폐지 가능성 등 강경론인 반면 금융위원회 등 타부처는 온도차를 보인다. 이것이 지나치게 부각돼 조율이나 협의과정이 주목되지 않는 걸 문 대통령이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부처간 입장조율 언급에 대해 "가상화폐 관련이나 최근의 여러가지가 다 포함된 것"이라며 "질책을 한 거라기 보다는 평소 티타임 등에서도 여러차례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 일부개정안과 관련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범위를 완화함으로써 마치 청렴사회로 가는 의지를 후퇴시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각에서 있다"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축의금과 조의금을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춤으로써 청렴사회로 가는 의지와 방법을 훨씬 강화한 것"이라 강조했다. 또 "선물은 통상 1년에 두 번 명절을 계기로 하지만 축의금·조의금은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훨씬 빈번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국민이 곧바로 강하게 체감하실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산 농축수산물 소비가 촉진되도록 챙길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정부신뢰도를 '참담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범정부 혁신계획 추진을 독려했다. 국민 중심의 정부를 위해 칸막이 제거, 공공데이터 전면 개방, 정부운영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흔들림없는 추진 의지를 보이며 제도 안착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가치는 인권, 안전, 고용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가치"라며 "정책추진 전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할 수 있도록 평가, 인사, 예산, 조직 운영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에 예를 들자면 2022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단을 현재 6.1%에서 10%, 공공기관 여성 임원을 10.5%에서 20%까지 높이는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제'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한국 정부의 공공성 수준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33위, 정부 신뢰도는 32위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또 "촛불혁명을 통해 보여준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위상에 비해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수준"이라며 "위에서 시키는 혁신이 아니라 아래에서 공무원들 스스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혁신 방안을 마련해야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 관련 "올해 3%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외형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임금격차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직무중심 임금체계 개편이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확산 등 후속대책을 속도감 있고 세밀하게 추진해서 최저임금 인상을 안착시키는 데 각 부처가 총력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자영업자 부담을 줄이는 업종별 보완대책도 세심하게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남북 여자아이스하키팀의 단일팀 구성에 대해 "우리 선수들에게는 피해가 없다"며 "23명 그대로 출전하는 것이며 이에 더해 북한 선수단의 출전규모를 '플러스 알파'로 IOC와 협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휘 ,최경민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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