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처남인 김승수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형인 문 의원이 자신의 취업을 청탁해준 유력한 정황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취업 청탁 의혹’에 검찰 조사까지 받은 매형을 향해 당사자인 처남이 거꾸로 “청탁이 맞다”며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그것도 야당인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 “누나 때문에 건물 날려”
김승수씨는 기자회견문에서 “문 의원이 곧 국회의장 선거에 나가며 유력한 후보라고 한다. 그런 분이 국회의장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김씨는 2004년 미국 회사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에 컨설턴트로 취업해 2012년까지 실제론 근무하지 않으면서 74만7000달러(약 8억원)를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컨설턴트가 뭐하는 직업인지도 모르고, 그 회사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며 매형인 문 의원 주선으로 취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당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자신의 취업에 개입한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 대표가 자신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조 회장의 배려로 취업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런 취업이 이뤄진 배경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면 문희상 의원 부인 김양수씨는 동생인 제가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해 2001년 건물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빼앗겼습니다. 저는 건물 임대료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돼 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누나에게 문 의원한테 말해서 대한항공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문 의원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얼마 후 누나가 ‘매형이 조양호 회장에게 부탁해 놨다’면서 대한항공 간부들과 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그런데 대한항공 측은 납품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고, 납품 대신 취업을 역제안해온 것입니다.”

◇ “회견 주선자, 문 의원 지역구의 한국당 당협위원장”
김승수씨의 언론 대응을 맡은 측근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자회견의 배경을 밝혔다.
-김승수씨 오늘 폭로는 왜 한 거예요?
“문희상 의원이 곧 있으면 국회의장이 된다니까 저런 분은 정말 국회의장이 되면 안 된다 하는 마음에서 자청한 겁니다.”
-그런데 왜 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했죠? 김승수씨가 한국당 당협위원장인가요?
“아뇨 전혀. 한국당 당원도 아니고요. 기자회견 장소를 구하는 과정에서 한국당사로 가게 됐습니다. 국회 정론관에서 하려 했는데 그게 잘 안 됐고 민주당사는 당연히 허락해주지 않을 테고 그래서 한국당사에서 하게 된 건데, 한국당 측이 개인적으로 하는 건 어려우니 당협위원장의 도움을 받으라 해서 천강정 위원장, 문희상 의원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함께 한 겁니다.“
-그럼 김승수씨 직함은요?
“무직이에요. 천강정 위원장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람이고요.”
-오늘 공개한 편지는 새로 나온 건가요?
“아뇨. 검찰 수사 때도 제출했어요. 그런데 그걸 보고도 뭐 명확한 증거가 없다, 문 의원이 돈 받은 게 아니지 않느냐고 무혐의 처분을 한 거죠.”
◇ 문희상 “결단코 취업 청탁한 적 없다”
문희상 의원은 곧바로 입장문을 배포해 “2016년 7월 검찰에 의해 모든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무혐의 처분된 사건”이라며 “김승수씨가 제시한 증거들은 법원과 검찰에 이미 제출된 것으로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검찰은 모든 증거와 상황을 조사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법원과 검찰에 의해 더 이상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김승수씨 측이 언론을 통해 문 의원을 음해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김승수씨 측에 대한 법적 조치에 바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