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 매장 찾은 美소비자 "월풀 큰 코 다칠 것"

라스베이거스(미국)=심재현 기자 입력 2018. 1. 14. 11:00 수정 2018. 1. 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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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베스트바이' 라스베이거스지점서 '삼성 가전 인기 실감'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매장을 방문한 제스미나의 가족이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대해 매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심재현 기자

다섯살 제스미나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터치스크린을 누르며 연신 "Funny"(재밌어)를 외쳤다. 제스미나의 엄마 재키 오도네즈씨가 "아이도 이 냉장고가 마음에 드나 보다"라고 말할 때도 제스미나는 터치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I like this color"(이 색깔이 좋아)라고 조잘댔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근교 베스트바이 매장을 찾았다. 베스트바이는 미국 가전유통 1위 업체로 우리나라로 치면 하이마트 같은 종합가전매장이다. 삼성·LG전자를 포함해 소니·파나소닉 등 수입제품과 애플·월풀 같은 미국기업 제품을 모두 전시, 판매한다. 주말을 맞아 쇼핑을 나온 제스미나의 가족은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오도네즈씨는 "냉장고 터치스크린에서 조리법을 알려주고 음악을 들려주는 게 마음에 든다"며 "이 가격에 이런 기능을 모두 담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스트바이 직원은 "우리 매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냉장고 순위 3위 안에 드는 제품"이라며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터치스크린으로 내부 식자재칸을 보여주면 손님들이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 3도어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베스트바이 컨슈머리뷰에서 5점 만점 중 4.6점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특색에 맞춰 별도 출시한 프랜치도어 냉장고다. 프랜치도어 냉장고는 상단에 양문형 냉장실이, 하단에 서랍식 냉동실이 있다.

냉장고 문 안에 달린 3대의 카메라는 문 바깥쪽의 21.5인치 풀HD 터치스크린으로 냉장실 내부를 비춘다. 터치스크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온라인 유통업체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음식 조리법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제스미나가 좋아한 색칠놀이 앱(애플리케이션)도 여기서 작동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플렉스워시 세탁기 진열대 앞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미국인 남성 브랜든 테일러씨는 한국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자 진지한 표정으로 한미간 세이프가드 마찰을 언급하며 "월풀이 실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린 바보가 아니다"라며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해야지 더 좋은 제품을 탓해선 안 된다"고 했다. 월풀의 제소로 미국 정부가 다음달 초 삼성·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다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범하는 것이라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19.6%다.

박영민 삼성전자 미국법인 가전담당은 "삼성전자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지 20년만에 100년 이상 장사해온 월풀을 따라잡은 것은 철저한 현지화와 품질 경쟁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베스트바이 매장에 전시된 제품만 해도 가스레인지와 오븐 일체형 제품의 경우 오븐을 많이 사용하는 미국 식습관에 맞춰 오븐 하나뿐인 다른 회사 제품과 달리 공간을 위아래 2칸으로 나눴다.

고온으로 가열해야 하는 요리와 상대적으로 저온이 필요한 디저트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저온 오븐은 완성된 요리를 식지 않게 유지하거나 접시를 따뜻하게 데우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또 가스레인지 점화 다이얼 주변에 가스불 세기에 따라 파란색 불빛이 켜지도록 가스불이 켜져있다는 것을 멀리서도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백색가전이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 블랙스테인리스 색상을 도입한 것도 차별화 요소다.

매장에선 85인치 초대형 터치스크린으로 각각의 제품을 실물 크기로 미리 체험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베스트바이와 협력해 미국 내 300개 매장에 초대형 터치스크린 '센터 스테이지'를 설치해 제품의 실물 크기로 주요 기능을 시뮬레이션한다.

베스트바이 3년차 한 직원은 "센터 스테이지가 고객들 사이에서 반응이 매우 좋다"며 "실물과 함께 주요 기능을 직접 시뮬레이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관심을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민 담당은 "미국 가전시장은 매년 3~4% 성장하는 보수적인 시장으로 알려지지만 최근 개성과 디자인, 제품의 가치를 중시하는 30~4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현지화를 바탕으로 제품 차별성을 무기로 시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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