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18) 생활 방사선 '라돈'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황계식 2018. 1. 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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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찬바람 때문에 창문을 꽁꽁 닫고 생활하게 되는데요. 환기를 자주 하고 싶지만, 다짐처럼 잘하지 않게 되곤 합니다. 이 때문에 겨울철 실내 공기가 나빠져 감기나 폐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오염된 실내 공기는 발암성 1급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된 천연 방사성 물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밀폐된 공간에서 쉽게 라돈이 발생하는 탓에 겨울철에는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생활 방사선 라돈은 도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생활 방사선의 정체와 예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생활 방사선이란?

출처=www.lung.ca

 
우리가 사는 지구는 자연적으로 생긴 자연 방사선과 인공적으로 발생한 인공 방사선, 이렇게 두가지 종류의 방사선이 있습니다. 인공 방사선은 엑스(X)선 촬영기,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곳에서 발생하며, 자연 방사선은 지구상의 모든 물질로부터 자연적으로 생깁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연을 통해서든 또는 병원에서든 방사선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가능한 많은 양을 쏘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생활 어디에서 방사능이 나오는 걸까요? 돌과 흙, 물속 생선이나 육류, 채소와 과일, 그리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 먼지 속에도 방사성 물질이 존재한답니다.

◆라돈이란?

라돈의 원소기호. 출처=homesbyjoy.com

 
라돈(Radon·원소기호 Rn-222)은 바위나 흙, 공기, 물속에 존재하는 천연 방사성 물질인데요.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되어 생성되는 가스 형태의 물질입니다. 불활성이기 때문에 다른 물질과 화학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며, 무색무취의 방사선을 방출합니다. 라돈은 공기보다 9배 정도 무거워 지표 가까이 존재하는데요, 건물의 미세한 균열이나 지하실 바닥 등을 통해 유입됩니다. 그리고 건물 높은 층보다 낮은 층에서 라돈의 농도가 높게 측정됩니다. 

라돈의 진입 경로. 출처=www.m-mconstructionradon.com

 
특히 실내 라돈의 85~97%가 토양으로부터 건물 바닥이나 갈라진 벽 틈을 통해 들어온다고 하니 이런 틈은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라돈이 위험한 이유

출처=ssk.lung.caprotect-your-lungsradon

 
라돈은 물리적 특성상 공기보다 무거워 공기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실내에서 쌓이게 되는데요. 이렇게 쌓인 농축된 라돈이 폐에 들어가면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환경보호국(EPA)은 라돈이 흡연 다음으로 폐암의 주원인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실제 비흡연자에게서 발견된 폐암 환자의 10% 정도가 라돈 흡입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흙이나 공기, 물뿐만 아니라 석고보드 등의 건축자재로 지어진 건물에서도 라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겨울철, 라돈 비상이 걸렸다!

 
겨울철은 특히 라돈의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하는데요. 추위 때문에 환기를 자주 하지 않고, 방풍작업을 한다고 모든 창·문틈을 문풍지나 이른바 ‘뽁뽁이’를 이용해 막아버리기 때문입니다. 라돈은 무색무취의 기체이기 때문에 흡입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워 무의식중에 피해를 입게 되는데요. 라돈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이 중요합니다.

라돈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바로 환기인데요. 특히 아침과 밤 시간대에 실내 라돈 농도가 높다고 하니 아침과 저녁으로 하루 2회 정도 창문을 열고 환기시키는 게 좋습니다. 또한 건물 벽이나 바닥에 균열이 없는지 확인하고, 보수작업을 합니다. 또한 주로 바닥에서 생활을 하는 유아동과 연세가 높은 노인이 있다면, 아래쪽을 중심으로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바닥에는 각종 먼지와 유해물질들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의 라돈 관리 현황

 
그렇다면 세계 각국에서는 라돈 농도를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미국과 영국, 스웨덴, 체코 등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미국
1989년~91년 전국적인 실내 라돈 조사를 하고, 지도를 작성했습니다. 또한 주택 소유자로 하여금 라돈 농도를 조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주택 매매 시에는 인증된 검사원을 고용해 라돈 농도를 측정하고, 각 주에서 농도 조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 영국
1991∼92년 전국적인 실내 라돈 조사를 해 지도를 작성했습니다. 실내 라돈 농도 기준을 200Bq/㎥로 정하고, 신규 건축물에 대해서는 100Bq/㎥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고농도 지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밀검사를 권고하고 그 비용을 보조하고 있습니다.

3. 스웨덴
1979년 이후 전국에서 실내 라돈 조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1988년부터 모든 건물부지에 대해 측량조사 시 라돈 농도 조사를 의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각종 라돈 저감화 방법의 개발과 보급을 지원하고 있으며, 고농도 가옥에는 저감화 비용을 50%까지 보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75년부터는 라듐 함량이 많은 건축재료는 생산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4. 체코
토양의 평균 라돈 농도(140Bq/㎥)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데요. 1987년 주택 실내 라돈 노출량 기준을 정하고, 2002년에는 건축자재와 사람의 거주 여부에 따라 함유량 기준을 정했습니다. 체코의 건축자재 생산·수입업자는 자연 방사선 핵종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핵안전국에 제출할 의무가 있습니다.
 
◆국내 라돈 관리 현황

연세대 자연 방사능 환경보건센터의 ‘라돈 안전 전문가 교육과정’ 기념사진. 출처=(사)미래는우리손안에

 
우리나라는 환경부에서 2008년부터 '전국 실내 라돈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2016년 12월에는 건축자재 사전 적합확인제 도입 등을 골자로 개정된 ‘실내 공기질 관리법’이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개정에서는 인체 위해성이 큰 라돈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 것이 특징인데요. 환경부 장관은 실내 라돈을 조사해 지도를 작성하고, 건강피해가 우려되는 시·도에 ‘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요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공동주택 등에 라돈 권고 기준을 ㎥당 200Bq로 마련, 이를 초과하면 저감공법을 사용하는 등의 개선조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 벽이나 바닥 등 라돈이 유입될 만한 경로는 없는지 확인하고, 날마다 환기를 통해 집안의 라돈 농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실천으로 겨울철 불청객인 라돈을 멀리 날려버리세요!

한화케미칼 블로거

*이 기고는 한화케미칼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지난주 기고는 편집자 실수로 게재되지 못했습니다. 애독자 여러분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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