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의시사전망대] 청소노동자 만난 장하성 "직접 고용하면 되는데.."

입력 2018. 1. 13. 10:24 수정 2018. 1. 13. 10: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12일 (금)
■대담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 하해성 노무사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 대학 측에서 재정 어렵다며 파트타임으로 대체하겠다고 통보
- 장하성, 정부 차원에서 대학 측에 압력 가하겠단 말 하더라
- 노동자 입장에서 청와대 정책실장 직접 볼 기회 없어
- 간담회 이후에도 대학 측에서는 아무런 응답 없어

하해성 노무사
- 대학이 청소노동자를 파트타임으로 대체하려는 건 인건비 때문
- 대학, 취업 학원이자 학위 장사하는 곳으로 전락
- 가장 힘없는 청소노동자 임금부터 줄여 비용 절감하려는 것
- '정당한 사유 없으면 해고 불가'… 간접 고용으로 회피 가능
- 고용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지고 있는지에 대한 대학 평가 필요

▷ 김성준/진행자:

도깨비 방망이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말 뿐이 아니라 진심으로 노력하겠다. 어제(11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저임금 인상 이후에 파트타임 노동자로 대체될 위기에 놓인 한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을 만나서 한 말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이 대학 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지 일주일 넘게 항의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최저임금 TF까지 구성해서 최저임금 역풍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입니다. 어제 장하성 실장과 직접 만나서 면담을 한 청소노동자 분입니다. 서재순 씨 연결해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말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서재순 씨 안녕하십니까.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학교 측에서 청소노동자 분들께 어떤 통보를 했는지 간략하게 말씀해주시죠.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저희가 원래 연말 되면 퇴직자가 한꺼번에 나가는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저희가 집단교섭 때문에 작년 12월 21일 날 면담 신청을 했어요, 학교 측에. 2018년도에는 우리가 요구안을 이 정도까지 바란다고 요구안을 가지고 갔는데. 좋은 얘기만 했어요. 고려대학교는 항상 다른 학교에 뒤지지 않게, 다른 학교가 해주면 해준 만큼 다 해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저희들더러 그렇게 안심되는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저희는 그것을 믿고 면담을 마치고 여러 가지 얘기를 하고 나왔어요. 나왔는데 저희 소장님이 오후에 전화가 나오더라고요. 1시부터 2시까지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기다리고 있었더니 부탁을 드린다면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지금 재정이, 고려대학교가 등록금이 8년 동안 동결이 돼서 재정이 너무 어렵다. 청소노동자들 시급을 매년 올려주려니 재정이 너무 어렵고 마이너스가 될 지경이니 퇴직자 자리만큼은 알바로 대체하겠다. 알바를 어떤 식으로 대체하시려고 하시냐고 물어보니. 용역회사를 새로 두어서 3시간짜리 알바를 한다. 지금 미화노동자가 학교에 직원들보다도 월급이 많다고 하시면서, 지금 학교 직원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서 뽑지 않는대요. 그래서 청소노동자 분들도 동참을 해 달라.

▷ 김성준/진행자:

퇴직한 다음에 그 퇴직해서 비는 자리는 올해부터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로 바꾸겠다. 그런데 어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간담회에 참석하셨다고 하는데. 거기서 이 내용을 더 설명하셨을 것 아닙니까? 장하성 실장의 대답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저희더러 여러 가지 말을 많이 들으시고 하시는 말씀이. 고려대, 연세대의 단시간 노동자 고용을, 홍익대 청소노동자 해고 사태를 잘 알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했어요. 최저임금 핑계로 일어나는 인원 감축 있잖아요. 쉽게 얘기하면 퇴직자 자리만큼 안 채우는 것. 그것을 갖다가 장시간 고용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특히 이번 사태가 청소, 환경, 미화 노동자들이 단시간 시급제로 전환되는 기폭제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에게 말씀하시기를.

▷ 김성준/진행자:

그럼 장하성 실장이 아까 말씀하신 게 학교 측에 압력을 넣어서 청소노동자들이 아르바이트생으로 대체되거나 최저임금 압박에 따른 인력 감축이나. 이런 결과를 내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신 거네요?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네. 대학이 용역업체에게 과도하게 용역비를 주면서 왜 직접고용을 하지 않는지 이유를 물어보시고. 직접고용을 하면 되는데 왜 원청이 책임질 수 없는 방안을 가지고 고민하는지. 정부 차원의 압력, 단시간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 단시간 노동자를 3시간 정도 넣는 이런 것을 자꾸 대학가에서 쓰면. 고려대학교가 크잖아요. 대학의 직접고용 필요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고. 그러면서 학교 측에 가서 그렇게 말씀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노동이 안정되게끔 말씀을 해 달라. 그렇게 해서 노력을 하신다고, 학교 측에 가서 말씀을 해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청소노동자 분들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겠네요?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노동자 입장에서는 평생 가도 대통령 직속에서 나오시는 정책실장님을 볼 수 없잖아요. 저희가 이 큰 대학에서 청소를 하고 있지만 교수님들도 자주 보지 못해요. 이 학교 시스템 청소는 하루에 3시간만 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씀을 들었다고 그러는데. 우리더러 왜 3시간짜리가 안 되냐. 그런 것을 말씀하시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간담회 이후에 대학 측에서 입장을 바꾸거나 그런 것은 아직 못 들어보셨습니까?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예. 저희에게도 연락이 없고요. 아무런 응답 같은 게 지금 현재 없어요.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저희가 상황을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서재순 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파트타임으로 대체될 위기에 처한 청소노동자 분들 중에서 서재순 씨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바로 이어서 하해성 노무사 연결해서 이렇게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이 뭐가 있는지 한 번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하해성 노무사님 안녕하십니까?

▶ 하해성 노무사: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 들으셨겠습니다만. 대학이 이렇게 지금 청소노동자 분들을 파트타임 노동자로 대체하려는 이유가 뭔지 우선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하해성 노무사:

총인건비를 줄이려는 의도인데요. 대학이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하는 말은 이제 과거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대학은 취업학원이고, 학위 장사를 하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는데. 우리 사회가 대학에 요구하는 기준도 많이 저평가되고 있죠. 대학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정량적으로 변했던 것도 대학을 변하게 했던 굉장히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런 것이 기업으로 치면 생산성과 효율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되고 있는데요. 대학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줄 것인가에 대한 방향적 고민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학들은 학령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핑계를 대는데. 그렇다면 건물을 왜 짓고 있을까요? 굉장히 많은 대학에서 건물들을 급속하게 많이 짓고 있는데. 사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학위 장사를 위한 투자의 관점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비용 절감의 원인을 물어보셨는데. 돈이 없어서는 아니다. 투자를 하고 그것에 대한 생산성이라는 효율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인건비를 대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노무사님. 그런데 이 대학이 어쨌든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하면. 여러 가지 방향으로 비용 절감할 방법이 있을 텐데. 굳이 이렇게 청소노동자들 임금 줄이는 것부터 나서는 이유라도 있을까요?

▶ 하해성 노무사:

가장 힘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만약에 교수님의 임금을 줄이겠다고 하면 엄청난 내부의 반발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니까 가장 손쉬운 방법을 선택한 건데요. 사실 저는 그 질문에 대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대학이 진짜 비용 절감이 필요한가부터 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홍대의 경우 7,172억 원 정도. 알바로 대체한다고 하고 있는 연세대나 고려대의 경우 연세대는 5,200억 원, 고려대는 3,400억 원의 적립금이 있어요.

그런데 이런 적립금을 대학들은 이렇게 핑계를 댑니다. 이런 적립금은 특수한 목적을 위해서 기부를 받거나 해서 목적성으로 적립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 운영비로 쓸 수 없는 돈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실은 그것은 규정일 뿐이고 필요하다면 그 분들은 이 사회라든가 통해서 전용하기도 하고. 그렇게 운영을 해왔던 것이죠. 그런데 인건비에서만큼은 절대로 소모적인 돈이라고 생각하고, 하찮은 돈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투자를 안 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인건비에 돈을 더 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로군요. 쉽게 말하면.

▶ 하해성 노무사: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파트타임이나 용역을 통한 간접고용. 이게 실제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까?

▶ 하해성 노무사: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빈곤화의 원인이 되고 있죠. 양극화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 우리 사회의 현상을 통계적으로 보면, 추세적으로 빈곤화지 양극화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인데요. 거의 대부분의 근로소득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락되는 이유는 저소득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양산되면서 노동자들끼리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니까. 더 이 시장에서의 임금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 김성준/진행자: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저임금을 자꾸 감수하려는 노동자가 늘어나니까요.

▶ 하해성 노무사:

네. 그 원인 중 핵심적인 것이 간접고용이 양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제 23조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해고할 수 없도록 해고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용자들은 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편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간접고용을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고용이 불안정하니까 저임금이나 인권 침해를 감수하면서 고용을 계속 하려고 아르바이트 일자리라도 꾸역꾸역 찾아 들어오고 있는 것이고요. 이렇게 사용자가 해고를 회피할 수 있고, 또 심지어는 우리가 위험의 외주화라고 흔히 얘기하는 것처럼 안전의 의무까지도 외부로 전가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청소노동자 분들 고용 안정을 위한 대책들이 제가 듣기로도 여러 가지가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저런 게 있잖아요? 대학 평가를 하는데 평가 항목 중에 비정규직 비율이라든지, 노동 조건에 대한 것을 포함시키자던지. 이런 것들이 시행이 안 되고 있나 보죠?

▶ 하해성 노무사:

아직까지는 용역 근로자 근로 조건 보호 지침이라고 해서 2012년 1월에 발표된 것이 있었지만. 그러한 것이 대학 모두에 적용되지는 않고 있고. 공공기관에서만 그것도 일부 노동조합이 있는 곳에서만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좀 다행인 것이 현 정부가 과거의 정권에서는 특정 사업에 대한 지원금으로 줬어요. BK 21 사업 이렇게 해서 돈을 주니까. 그런 용도로만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정부의 대학에 대한 지원 내용이었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일반 관리비, 일반회계도 그 정부 지원금을 쓸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그런 변화는 환영할만한 일인데. 조금 더 책임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평가 기준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정교화 하고. 특히 정량적 평가에 우리 사회가 초반에도 말씀드렸듯이, 대학을 정량적으로만 계속 평가해 왔는데.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 지역 사회에서 고용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지고 있는지. 대학의 진정한 가치를 위해서 지역 사회에 어떻게 연대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평가하면서 더 대학이 우리 사회의 공동의 소유로서 변화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진행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해성 노무사: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하해성 노무사였습니다.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