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자라도 대만·티베트 '국가' 표기..中당국 항의

2018. 1. 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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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호텔 세 차례 사과 이어 담당직원 정직 처분
중국 당국 항의받은 델타항공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김진방 특파원 = 세계적인 유명 호텔체인인 메리어트호텔에 이어 델타항공, 자라도 대만이나 티베트(중국명 시짱<西藏>)를 국가로 표기한 문제로 중국 당국의 항의와 중국 네티즌의 공격을 받았다.

13일 중신망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이틀간 이들 외국기업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사전 약속을 잡아 진행하는 소환 조사 및 교육인 '웨탄'(約談)을 실시했다.

중국 민항국은 전날 미국 델타항공의 웹사이트에 대만과 티베트가 '국가'로 열거된 사실이 확인되자 델타항공의 현지 책임자를 불러 즉각 이를 바로잡도록 하는 한편 조사결과 공표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항공노선을 운영중인 모든 외국 항공사들도 즉각 자사 웹사이트와 앱 등의 고객 정보 기입난에 대해 전면 조사를 벌여 '중국 법규를 준수해주고 실수의 재발을 막아줄 것'을 요구했다.

상하이시 인터넷정보판공실도 중국 네티즌들의 제보에 따라 대만을 국가로 칭한 스페인의 패션 브랜드 자라(zara.cn)와 다국적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medtronic.com) 사이트에 대해서도 즉각 수정과 함께 사과 성명 발표를 요구했다.

이미 문제가 지적된 메리어트호텔 측은 세 차례의 사과 성명에도 비판공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업무를 담당한 직원을 정직 처분했다.

메리어트호텔은 자사 회원들에게 보낸 설문 이메일에서 티베트와 대만, 홍콩, 마카오를 국가로 표기해 이 논란을 촉발시켰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시 여유국이 지난 11일 메리어트호텔 상하이지역 책임자를 불러 즉각 사실관계를 조사 확인하고 엄중한 후속 조치를 취한 다음 대중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시 왕샤오펑(王曉峰) 중국 국가여유국 부국장이 지난 12일 메리어트호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직접 '웨탄'을 실시했다.

왕 부국장은 이 자리에서 "메리어트호텔이 티베트와 홍콩, 마카오, 대만을 국가로 표기한 것은 중국 주권과 영토보전, 법률에 대한 레드라인을 무시한 행위"라며 "이는 중국 국민 감정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리어트호텔 측이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과를 한 이후에도 소속 직원이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찬성 의견을 표하는 등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항의에 메리어트호텔 측은 "논란이 된 설문 이메일은 외주 업체가 제작한 것으로 담당 직원이 내용을 검토하지 않은 채 발송이 됐다"면서 "이미 외주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고, 티베트 독립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한 직원에 대해서도 정직 처분과 함께 해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메리어트호텔은 현재 중문판 홈페이지의 수정을 위해 사이트 운영을 중단하고,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국 법률과 규정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메리어트호텔이 연속 3차례의 사과성명을 냈지만 중국 네티즌 사이에선 메리어트와 산하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 여행사 가이드들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메리어트호텔 투숙을 취소하고 여행상품 일정을 조정하는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도 중국내 외국기업이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기업의 중국내 투자와 사업은 환영하지만, 동시에 중국 주권과 영토 보존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또 중국 법률을 준수하고 중국인의 민족 정서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국가 표기 오류'는 외국 기업 뿐만 아니라 에어차이나(국제항공공사) 같은 중국의 대형 국유기업에서도 나타난다.

에어차이나 홍콩사이트의 예약고객 '국적' 선택 항목에 홍콩, 대만, 마카오가 '국가'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말하면 에어차이나 역시 중국 주권을 존중하지 않은 잘못을 저지른 셈이다.

중국 베이징의 자라 매장[AP=연합뉴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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