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12명, 쪽배로 메콩강 건너다 2명 익사
중국~라오스 거쳐 태국 가려다..
인권단체 공개한 영상엔 "이제 한국가요" 소리치며 좋아해
"강만 건넜으면.." 아쉬움
한국으로 향하던 탈북 여성 2명이 12일 라오스·태국 국경의 메콩강에서 배가 뒤집혀 사망했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전했다. 이 중 한 명은 암 환자로 치료를 위해 한국행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인권단체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탈북 여성 12명이 오늘(12일) 오후 3시쯤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메콩강을 건너다 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고 했다. 12명 가운데 10명은 구조됐지만 50대 A씨와 20대 B씨는 사망했다. B씨의 시신은 찾았으나 A씨의 시신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원래 5명 정도가 타는 쪽배인데, (탈북) 브로커가 돈을 아끼려고 무리하게 12명을 태웠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했다.
이들 일행은 이달 초 중국 산둥(山東)성을 출발, 윈난(雲南)성에서 국경을 넘어 라오스에 도착했다. 통상 중국 내 탈북자들의 한국행 경로는 '중국→라오스→태국→한국'이며, 태국에 도착해야 북송(北送)의 위험이 사라진다. 3000㎞를 달려왔지만 '안전지대'를 눈앞에 두고 변을 당한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A씨는 2년 전 탈북해 중국 남성에게 팔려갔다. 최근 유선암 발병 사실을 알고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A씨는 과거에도 탈북해 중국에 머물다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날 인권단체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탈북민 일행이 버스 안에서 "이제 한국 가요"라고 소리치며 좋아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번 탈북을 도운 국내 인권 단체는 "A씨가 중국에서 써 보낸 편지도 갖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 가서 암 치료도 받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이 단체 관계자는 "강만 건너면 자유의 몸이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사망한 여성들은 한국에 가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과정엔 각종 사고가 뒤따르곤 한다. 2010년 입국한 탈북자 김인국(가명)씨는 "공안의 감시를 피해 야간에 급히 이동하다 보니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며 "메콩강에선 배 전복 사고뿐 아니라 악어의 공격을 받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한때 연간 2900여명(2009년)에 달했던 한국행 탈북자는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감소 추세다. 북한의 국경 통제 강화와 북·중 관계 악화가 그 원인으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국내 입국 탈북자는 매년 10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1127명이었다. 누적 국내 입국 탈북자는 작년 12월 말 현재 3만133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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