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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 정부, 민주적 절차 밟는 것 .. 아베가 일본 국민 설득해야"

윤설영 입력 2018.01.13. 02:31 수정 2018.01.13. 07:42
오쿠조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전 정부 적폐청산 차원 처리하면
결과적으로 피해 당사자 방치돼
양국 정상 모두 높은 지지율
한·일 관계 푸는 리더십 발휘해야
━ 지일파·지한파에게 위안부 문제 묻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일본 정부가 과격한 언행으로 반응하면 한국 국내 여론을 틀림없이 자극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폭을 좁히는 꼴이 된다. 이는 일본의 국익과도 결코 맞지 않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가 아베 정부에 내놓은 조언이다. 오쿠조노 교수는 1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 전체가 소비돼 버리는 사태를 박근혜 정부에서 겪었다. 어리석은 실패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정부를 향해 “문재인 정부가 지난 정부에서 부족했던 민주적 프로세스를 밟는다는 시각에서 국내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한국 정부엔 “문 대통령이 민심을 설득하고 이끌어 가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새 방침을 평가한다면.

A : “고심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문제는 내용인데, 모순이 넘친다. 파기나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문제 해결이 안 된다는 모순된 두 가지가 병기돼 있다. 무엇보다 10억 엔의 처리 방안이다. 피해 당사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로 만든 재단이다. 합의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요소다. 이를 한국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일본과 용처를 협의한다는 것은 합의 자체에 손을 대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

Q : 한국이 취해야 할 입장은.

A : “위안부 문제를 박근혜 정부를 부정하는 적폐청산의 흐름 속에서 처리하는 것은 이 문제를 평행선으로 가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피해 당사자들이 방치돼 버리는 사태가 될까 우려된다. 촛불 민심이 탄생시킨 정권이지만 그 민심이 정권의 발목을 잡으면 문 대통령이 하려고 하는 외교정책을 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다.”

Q : 양국 국민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A : “정부 관계가 어려울 때일수록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나 학생 교류 등 풀뿌리 단계의 교류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 국민 감정이 악화됐다 해서 모든 면에서 관계가 정체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투 트랙’ 전략은 양국 모두에 필요하다. 한·일 관계의 프레임을 굳건히 하고, 할 수 있는 건 해야 한다.”

Q : 대북 공조도 중요한 과제다.

A : “북한의 위협만이 한·일 관계를 지탱해 주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해 한국 내 여론과 주변국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휘둘려선 안 된다. 북한 문제는 이미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핵·미사일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국제문제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도 북한 문제의 당사자다. 한국이 북한 문제에 남다른 열의를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관련국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관리해 줘야 한다. 한·일 관계를 냉전시대처럼 안이하게 봐선 안 된다. 한·일 관계가 깨진다는 것은 한·미·일 협력구도가 깨지는 것이기도 하다.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다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Q : 올해는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다. 한·일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까.

A : “공동선언은 일본 자민당과 한국 진보정권 사이에서 맺어진 선언이다. 지금과 같은 구도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20년을 바라보는 공동선언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양국 정부 모두 높은 지지율에 구심력 강한 리더십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먼저 방일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도 좋겠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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